“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광양 마동초등학교 등굣길에도 봄이 왔다. 깔끔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장완표 교장(62)이 환한 미소로 아이들의 등굣길을 맞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색한 내색 없이 장완표 교장과 인사를 나누고 짧은 대화도 주고받는다. 장 교장은 언어마술사다. 장 교장의 “무슨 일 있었니?” 한 마디면 아이들은 와르르 웃음을 쏟아낸다. 아이들이 쏟아내는 웃음에는 보이지 않는 ‘힘’이 존재한다. 아이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가 아니라 ‘즐거움’이다. 지난 3월 1일자로 마동초로 부임한 장완표 교장의 교육관을 들어봤다. 교사의 한 마디가 아이에게는 삶의 척도옥룡에서 태어났다. 공부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옥룡초등학교 6학년 때였
숲이라는 단어만 떠올려도 마음에 싱그러움이 번진다. 사람들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기능과 물을 저장하고 산소를 생산하는 고마운 숲. 숲을 누구보다 더 사랑하는 김진옥(42) 공방 작가. 이제야 비로소 진짜 삶을 누리고 있다는 그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숲을 만나다 숲을 사랑하게 된 건 12년 전, 광양을 오고 나서부터다. 김진옥 작가는 해남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우연히 들른 광양에서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고 귀여운 아이들을 낳아 가정을 꾸릴 줄은 생각도 못했다.김 작가는 “광양은 햇살도 좋아 따뜻하며 숲도 울창하다”며 “마음을 정화시키는 가장 좋은 곳이라 정착을 하게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숲을 갈 때마다 숲에서 느낀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봄이 왔다. 남쪽나라에는 매화꽃이 피기 시작했다. 광양시 다압면 섬진교 아래에서 제9회 섬진강꽃길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팡파르가 울려 퍼진다. 마라톤 접수가 완료된 선수들은 출발선에서 각자 적응 훈련과 준비 운동 체크에 바쁘다. 그 틈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장우익(68)어르신. 그는 제9회 섬진강꽃길마라톤 대회 참가자 중 최고령자다.장우익 어르신은“ 최고령자로 참석한 것도 기쁘지만, 마라톤을 할 수 있는 자체가 더 큰 기쁨”이라며“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고 오겠다”고 손을 흔들어 보였다. 섬진교 아래 둔치에서 ‘탕’ 소리가 울린다. 그가 섬진강변을 따라 묵묵히 달린다. 장 어르신은 무사히 완주할 수 있을까.어느 날 갑자기 선고받은‘강직성 척추염’이라는 병명10분 걷기도 힘들어‘ 좌절’
생명 연장된 만큼 삶의 질에 보다 신경 써야... 내 삶 통해 ‘노인 행복’ 보여주고파농협중앙회 광양ㆍ여수ㆍ순천 시지부장 역임... 현재는 ‘농사’와 ‘글쓰기’에 푹 빠져 ‘땅’에서 일구는 삶; 괭이를 손에 쥐다올해 70세의 이종태 씨는 50여 작물을 기르는 농사꾼이다. 작업기나 경운기 등을 이용하지 않고 오로지 삽과 괭이 등의 재래식 농기구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여기에는 그만의 농사철학과 사유의 정신이 배여 있다. 농협중앙회 광양ㆍ여수ㆍ순천 시지부장을 역임했던 그는, 퇴직 후 750여 평의 논에서 농사를 시작했다.이종태 씨는 “농협에서 근무한지 37년 동안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흙이 가르쳐 주는 것이 책보다 더 넓고 깊다’는 글귀를 항상 가슴에 담고 살았다”
꿈이 있는 한 늙지 않는다는 피터팬의 소망을 담아더 나은 내일을 위해 전진하는 두 청춘 이야기 엄마표 멸치볶음을 포기했다. 지난 2005년, 임용을 준비하던 김민영(37)대표는 고향인 부산을 떠나 바리바리 책을 싸들고 이모가 머물고 있는 광영동으로 왔다.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동네로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육학 책을 들여다보고 있을수록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감히 임용을 접었다. 그리고 가장 친한 동갑내기 친구를 광영동으로 불러들였다.신복선(37)대표는 국제관광을 전공한 뒤 호텔로 취직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친구의 부름에 잠시 여행을 다녀온다는 생각으로 순순히 왔다. 그렇게 여행으로 시작한 방문이 삶의 공간이 됐다. 그렇게 12년. 두 친구는
광양시 진월면 차동마을 출신인 작가 안영(1940~ )은 ‘겨울 나그네’로 2002년 제 39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65년 등단 이후 소설집과 수필집 등 총 13권의 책을 내는 등 활발한 문학 활동을 전개해 왔다.특히 장편소설 ‘영원한 달빛, 신사임당’은 문단에서 신사임당에 관한 가장 정통적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전국 각지의 초청을 받아 70여 차례 이상 강의를 전개해 왔다.광양시민신문은 문학사적 의의가 큼에도 불구하고 아직 광양지역 출신 작가에 대한 연구와 정보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동시에 ‘광양출신 작가를 만나다 - 작가와의 하루’를 창간 5주년 특집으로 기획 했다.지난 18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안영 작가의 집을 직접 방문해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문학적
옥곡 시장이 분주하다. 정월대보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월대보름에는 풍성한 먹을거리가 빠질 수 없다. 시장에는 고사리, 취나물, 토란줄기, 무말랭이, 콩나물 등을 파는 어르신, 부럼이 가득 든 봉지를 팔고 있는 어르신들이 정월대보름의 풍경을 가득 채워주고 있다.정월대보름, 음력1월 15일 정월 보름날로 1년중 달이 가장 밝고 크게 빛나는 날이다.땅콩이나 잣·호두·밤·은행 등 부럼을 나이 수대로 껍질째 깨물거나 까먹으며 올 한 해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빈다. 부럼도 좋고 나물도 좋지만 정월대보름에 ‘이것’을 안 먹어주면 서운하다. 바로 쌀·보리·조·수수·팥 등 다섯 가지 곡물을 섞어 지은 오곡밥과 찹쌀·대추·밤·팥 등을 넣어 만든 약밥과 찰밥이다.정월대보름이 떡집의 대목이라는 ‘일미
찬바람이 분다. 달콤한 팥앙금이 가득 든 따뜻한 풀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중마동사무소 사거리 농협 앞에 17년 동안 풀빵과 중국식 호떡을 파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주인공은 바로 청각장애인 김현철(53)씨와 김성주(44)씨다. 주문한 풀빵을 기다리며 한 손으로 호떡을 집어 든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담백하고 고소한 중국식 호떡은 뒤돌아서면 또 그리운 맛이다. 이 집에서 풀빵과 호떡을 주문하는 방법은 조금 특별하다. 손가락과 눈빛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호떡 두 개면 손가락으로 두 개, 풀빵 3천원 어치면 세 개를 내 보인다. 헷갈릴 법도 한데 막힘없이 주문을 받는다.호떡 굽는 아저씨풀빵 만드는 아주머니 트럭 왼쪽 편에선 김현철 씨가 호떡을 굽고, 오른쪽에서는
재개발로 인해 사라지는 성황, 오랜 역사속 마침표 찍어성황 2교를 건넜다. 다리 위로 새마을운동이라고 적힌 초록색 천이 바람에 흔들거린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거렸던 이 동네는 언제부턴가 삭막함이 자리 잡고 있다. 뜯겨진 지붕 아래로 고스란히 삶의 현장이 남겨있다. 테이프가 칭칭 감겨진 의자는 쓸쓸하기 짝이 없다. 멈춰버린 시계바늘은 애석하기만 하다. 좁은 골목길에 정이 서려있는 동네, 누군가의 고향이 이렇게 사라져가고 있다. 성황마을, 광양군 골약면에 속해있던 지역으로 지명은 성황당(산신당)이 있었다는 데에서 유래됐다. 가장골, 대챗골, 독새밧골, 순짓골, 탑골 등의 골짜기와 고삽제, 물궁구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고개들이 있는 동네. 고동바위와 미끄럼 바위 등의
투수 손에 있던 공이 허공 위로 던져졌다. 타석에 선 선수의 모든 신경은 공으로 집중된다. 볼카운트가 유리할 때는 가장 잘 칠 수 있는 좋은 공을 기다리는 것이 야구의 진리다. 야구는 실패를 가르친다. 공이 아닌 사람이 들어가야 점수가 인정되는 게임, 실책 한 번에 모든 상황이 힘들어 질 수 있지만, 홈런이라는 역전의 카드가 있다.2017년 1월 19일 오전 9시 10분, 광양시 눈소로에 위치한 야구장에서 광양시 리틀 야구단 정영진 감독(41)과 16명의 선수들을 만났다. 선수들은 기합 소리를 내며 몸을 풀고 있었다. 올해 4살이 된 광양시 리틀 야구단은 지난 2014년 4월 창립됐다.정 감독은 창립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아려온다. 야구단 창립 선수를 모집하기 위해 직접 전단지를 돌렸다.
지난 20일 스물네번째 회원전 ‘광양 꽃 이야기’을 성공적으로 마친 광양사진동우회 탁형도 회장.이번 사진전은 고장 곳곳에 있는 야생화를 비롯해 동백꽃, 매화, 구절초, 참나리 등을 소재로 한 50여 점의 사진들이 소개됐다.탁 회장은 “문화가 트렌드인 현 시대에 우리지역의 문화와 예술을 가꿔나가는 한 단체로써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또한 지역의 아름다움을 문화와 예술이 기초가 되는 사진으로 선보일 수 있어서 사진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비록 아마추어 사진단체지만 그 어느 단체 못지않게 문화와 예술을
태인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만난 이현식 자율방범대장은 기대와는 달리 듬직한 외모였으나 눈빛이 맑았다. 또 겸손했다. 그는 애써 베스트 방범대 선정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원들의 덕분”이라며 손사래를 쳤다.그러면서 “대원들이 모두 합심해 지역을 위해 봉사한 것인 만큼 그 칭찬도 대원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양을 했지만 그의 얼굴에는 뿌듯함 혹은 기쁨이 묻어났다.전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수여되는 ‘베스트 방범대’ 선정이 그동안 말없이 고생한 대원과 가족들의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과 그 같은 헌신과 희생이 인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