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는 산란기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쿠릴호수를 향해 오제르 나야 강을 오르는 고된 여정을 시작한다. 바다사자와 불곰과 인간의 포획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번식하기 위해 거친 물줄기와 모래와 자갈이 주는 상처도 감내하며 호수에 도착해 산란을 마치고 마침내는 삶을 마감한다.이나가키 히데히로는 『패자의 생명사』에서 “38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라고 말한다. 약자로서 먹혔지만 소화되지 않고 체내에 자리 잡아 진화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된 원핵생물 미토콘드리아의 탄생은 그 시작이었다고 한다.
포스코의 정비 자회사 설립추진과 관련해 지역사회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남도와 광양시 그리고 의회에 이어 광양참여연대와 광양경제활성화운동본부 등에서 지역사회의 우려를 전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간담회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관련기관·단체들과 정비 자회사 전환 취지를 포함, 설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이에 광양상공회의소는 지역사회 우려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이 글에서 여러 부문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모두의 문제를 다룰 수 없겠지만, 지역사회 공통의 주요 관심사에 대한
만년설이 늘 산마루를 덮고 있는 자연의 최고봉 히말라야 에베레스트를 향한 12일간 도전의 향연을 체험했다.새벽에 4시에 일어나 5545미터로 솟아있는 칼라파타르를 등정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설산봉의 화려한 풍경과 제일 가까운 곳에서 에베레스트 정상을 보면서 나 자신의 숙연함을 느껴본다. 등산 애호가라면 죽기 전에 한번은 가봐야 하는 우리들의 로망인 에베레스트, 감동적인 이 길을 걸으며 내 삶의 이정을 다시 한번 세워보는 계기가 됐다. 아직도 귀에서는 고산에서 부터의 윙윙거리는 소음에 섞이어 히말라야 협곡 천만 길 낭떠러지의 거센
요즘 시립 중앙도서관에서 임 배 강사의 인문학 강독 강의를 듣고 있다. 5주째 교육으로 N.H 클라인 바움 이 쓴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을 나누어 읽으며 그 내용을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책의 주제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며 ‘현재를 즐기며 인생을 독특하게 살아라!’라는 내용이었다. 나 역시 지금 생각해봐도 신통방통하게 나만의 독특한 삶을 살아왔고, 살고 있다고 자부해 본다. 이미 여러 차례 글로서 밝혔지만, 퇴직 후 농업에 심취하며 선택과 집중이 아닌 50여 작물을 기르며 생명의 소중함과 다양성을 경험하고 성실과 정직과
우리에겐 광장이라는 말 뒤 연상되는 이미지가 ‘집회’ 또는 ‘시위’와 같은 부정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유럽의 광장을 떠올리면 거대한 성당 건물과 시청, 버스킹과 같은 것들이 생각난다.우리의 광장이 정치적이라고 한다면 유럽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편에서는 시장의 모습이 보인다. 도시 한복판에 널따랗게 비워둔 마당을 광장이라 한다. 그 기원인 그리스에서는 ‘아고라’라 했고 로마시대에는 ‘포럼’이라 했다. 포럼이라는 말은 지금도 우리가 매우 친근하게 사용하고 있다. 장소의 의미보다 공개토론회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유럽의 광장은
최근 나는 시립도서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새봄맞이 인문학 특강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임 배 교수의 『걸리버 여행기』 등 고전문학 소설을 읽기로 삶과 인문학적 사고를 확장하고 책 읽는 삶을 통해 자신과 타인의 삶을 이해하자 교육받았다.정신건강의학 전문의 문 요한 작가로부터는 “나는 왜 나를 함부로 대할까”라는 주제로 45%의 국민이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의 작은 실수나 잘못을 지나치게 자책하며, 더 멋진 사람으로 보이기 위하여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자기성찰과 자신을 위로 하며 마음의 위안을 찾자는 조언도
오랜 시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탓에 대지는 몹시 메말랐다. 시냇물은 소리를 죽인 채 간신히 흘렀고 곳곳에서 산물 소식이 들려왔다. 물기 없는 봄을 맞는 나무들도 작은 망울을 맺은 꽃들도 활짝 피기에는 힘겨워 보였다. 물 부족으로 인해 주변으로 순환해야 하는 것들이 조금씩 막히고 정체되다 보니 엄격했던 자연의 질서도 위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뉴스 앵커는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코로나 감염 환자 숫자에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어쩌다 한차례 기침만 나와도 조심스럽게 주변을 둘러보며 헐렁해진 마스크를 고쳐 쓰곤 했다. 그렇게 불편하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너뛰지도 않고 쫓기지도 않으며, 정신없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게 시간이 알맞게 흘러가 주는 오직 나만의 삶을 호시를 타는 즐거움으로 사는 방법은 없을까? 닥쳐오는 사건들과 삶의 만남을 어떤 사람은 즐거워하며 맞고 또 어떤 사람은 괴로움으로 받아들일까?흥부전과 심청전, 춘향전을 이야기하며 선과 정직과 성실을 소중히 생각하고, 부족한 시대를 경험하며 모든 것을 소중히 받아들이고 감사하며 살아온 우리가 아닌가.전쟁의 폐허를 이겨내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앞선 기술개발이나 일본의 탁월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개발성과를
용지 큰줄다리기 민점기태동숨차게 내달아온 백두대간 산줄기가 호남정맥으로 휘돌아 솟구치다 섬진강 마지막 물줄기를 얼싸안고 남해로 빠져드는 곳 태인도물 좋고 뻘밭 좋아 물 반, 고기 반, 조개천지 이곳도 임진왜란 병자호란 두 차례 난리 만나 가난과 궁핍이 문전마다 칠칠하던 차에 태인도 김씨 어른 고소하고 기름진 바다풀 건져 올렸네, 섬사람들 너나없이 바다풀로 입맛 찾아 희멀건 얼굴이 번지르 기름 끼고 곰발딱지 아이들 혓바늘도 수그러 꿀잠에 젖어들고 뱃사람들 팔뚝마다 불끈 힘을 얻었네비바람 알 맞춤 뿌려주어 김 풍작 바다풍년 든 어느 해
3월 15일 용지마을을 찾았다. 4월 7일 큰줄다리기 공연과 김 제조체험 마을축제를 앞두고 무척 바쁜 큰줄다리기보존회 김영웅 회장과 송재승 통장을 마을회관에서 만나 어울림센터로 들어서며 먼저 큰줄부터 찾았다. 웅장하고 예쁜 암줄과 수줄이 커다란 고를 건 채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아, 여전히 예쁘구나,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줄이 바로 이 줄인데 예전 그 모습 그대로 다시 보게 되다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마을 주민들과 함께 30년을 하루같이 큰줄다리기를 보존하고 전승해 온 보존회장님께 감사했다. “회장님, 대단하십니다. 고맙습
4월 1일, 포스코 창립기념일은 우리 대한민국과 광양시민에게 매우 뜻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에게는 포항제철소로 시작한 제철산업이 광양제철소 창립으로 인해 세계 제1의 철강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날이고, 광양시민에게는 철강도시이자 산업도시로의 새로운 광양의 서막이 열린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40여년은 말 그대로 광양에겐 상전벽해의 시간이었습니다. 지방세 수입은 1만배가 넘는 4천억원을 넘었고, 인구는 15만3천여명으로 2배가 증가했습니다. 1인당 소득과 가구당 소득은 230여개 기초 지자체중 전남 1위, 전국 29
일생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반자를 일상에서 찾아내고 소중하게 인식하는 축복이 있다. 관심과 사랑과 정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가슴 뛰는 일이 아니겠는가. 살아가며 걷는 즐거움과 고마움이 잔잔하면서도 선명하게 축복으로 다가온다. 내가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것은 걷기와 벗하며 그 소중함을 인식하고 감사하면서부터다. 내 몸에 심겨있는 유전인자 중 걷기본능만큼 긴 역사 속에 다듬어진 것이 또 있을까. 오늘은 내 메모 노트에 기록되어있는 걷기에 관한 소중한 말들을 간추려보며 그 고마움에 감사를 표해볼까 한다.600만 년 전 인류가
3월 들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이슈가 있다. 노동시간 연장, 5·18, 국민연금 등 문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우릴 가장 놀라고 분노케 한 것은 단연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문제일 것이다.게다가 3·1절 기념사와 방일을 성과적이라고 자평하는 대목에서는 기가 막힌다. 도대체 ‘윤석열 대통령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지 모르겠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3·1절 기념사에서는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로 변했다”고 말했다. 과연 그럴까. 위안부 문제
우리 조상들은 인과응보(因果應報)와 사필귀정(事必歸正) 같은 말을 좋아했다. 원인과 결과에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고, 처음에는 옳음과 그름, 굽음과 곧음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올바른 도리로 귀결된다는 뜻이다.비슷한 의미로 우리말 속담으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난다. 라는 말과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또는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라는 말도 있다.모든 것이 부족한 시대에 백성들을 위로해주는 것은 권선징악과 공평무사에 대한 바람 이였을 것이다. 고된 농사
38억 년 지구 생명의 역사에서 모든 생명은 태양을 바라보며 삶을 지켜내고 번식 하며 이어감의 본능과 지혜를 지켜왔을 것이다. 따스한 햇살과 산들바람은 봄이 왔음을 알린다. 달래도, 냉이도, 쑥부쟁이도 고개를 삐죽이 내밀며 바깥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리번거린다. 이름 모르는 새들도 윤기가 오른 목소리로 힘주어 조잘거리며 대화창을 한다. 모든 생명은 공존의 지혜대로 장소와 시기를 나누어 가지며 나름의 방식으로 생명의 향연을 펼칠 것이다. 최근 과일값이 폭락해도 몽고점처럼 박혀 있는 생명을 심을 수박에 없는 농민의 숙명을 어찌 참
“아아! 주민 여러분! 오늘은 마을 정기총회가 있는 날입니다.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길가의 낡은 전봇대에 매달린 확성기들이 저마다 요란한 소리를 뿜었다. 한바탕의 소리들이 신호탄이 된 듯 텅 비어있던 골목에는 하나둘씩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마다 추위를 뚫고 회관을 향해 걸어오거나 간간이 낡은 트럭을 몰고 오기도 했다. 윗 골짜기의 성불사 주지 스님도 월출재 아래에 사는 도사님도 육판골 천문대장도 속속 마을회관에 얼굴을 내밀었다. 산촌 사람들은 한 마을이지만 서로 다른 골짜기에
시의원들이 벤치마킹을 하러 해외든, 국내든 연수를 떠난다고 하면 ‘놀러가는 거 아니냐’라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계신다. 잊을만하면 언론을 통해 외유성 연수 논란이 제기되기도 하고, 또 연수 중에 각종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가끔 있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적인 시선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의원들은 연수를 갈 때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문이 불여일견,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해봐야 더 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지역에 접목시킬 수 있기 때문에 꼭 가봐야 할 곳을 알찬 일정
낳을까 말까 고민했던 순간을 처음 털어놓았던 이 공간에 그새 10개월 동안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는 막내의 소식을 전하면서 오랜만에 나의 황금 육아기를 적어보려 한다. 3개월은 엄마 출산 휴가로, 나머지 한 달은 할머니 품 안에서, 고작 4개월을 살아내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우리 하온이는 콧물 마를 새 없이 혹독한 사회생활을 견뎌내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발달 단계를 앞서 맞춰가며 폭풍 성장 중이다.이제는 누군가 음식을 먹고 있으면 어서 자기도 달라고 표현도 하고 하원길에 엄마 품에 안기면 손발을 흔들며 반가워한다. 언제 뒤집었는지
칠순에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길에 오른 나는 부모님의 음덕으로 고산 증에서 자유로워 사·오십 대 일행들보다 50분 이상 빨리 4,130m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나를 모시고 간다고 호언장담하던 일행을 기다리다 배낭을 베개 삼아 피로를 풀던 중 비몽사몽간에 손오공을 만났다. 손오공은 삼장법사를 모시고 천축국을 다녀온 후 무료도 달랠 겸 수려한 풍광이 그리워 이따금 히말라야를 다시 찾곤 한단다. 나는 객기(客氣)가 발동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손오공에게 말했다. 공께서는 영생을 누리셔도 지루한 모습보다 활기가 여전히 넘치십니다. 우리 인간
쇠도 징도 장구도 소리를 죽였다보소보소 버꾸소리 들어보소뱃속 아이 노는 소리 박동을 느끼듯이지그시 눈 감아 소리 맥을 짚어보소두웅 따 두웅 따 두웅 따그다 동그랗게 모여 선 북잽이들들릴락 말락 소리시늉으로 시작하여흩어졌다 모이고 모였다가 흩어지며가빠진 호흡에 손놀림도 빨라진다둥 따각 두둥 따그닥 두둥둥 따그닥 딱딱가죽 복판은 기본이요테두리를 누벼치다 딱 하고 올려치며기세를 돋우느라 등 등 등 따닥 질러대곤자글자글 쿵더쿵 굿거리장단으로 흥겹다 보소 보소 광양버꾸소리 새겨서 들어보소숯가마니 지고 내린 총각들 지겟다리 장단이이보담 흥겨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