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5년 된 사곡분교 과학실 난장판 방치 ‘충격’

지난 2007년 3월 1일 폐교된 용강초등학교 사곡분교의 과학실이 여전히 과학교육용 집기들과 각종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는 채 방치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독극물로 보이는 갖가지 화학 약품용기 조차 치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사곡분교 과학실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지구본이나 해골마네킹 등 과학집기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으며 온갖 낙서와 깨진 유리 파편들도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더구나 버젓이 ‘독극물’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놓은 진열장에는 액체가 남아있는 위험한 화학약품들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마치 난리통에 미처 챙기지 못하고 떠난 피난민들의 그것처럼 말이다.

더 큰 문제는 출입문 자물쇠는 굳게 잠겨 있었지만 출입문 유리창을 누군가 깨고 들어간 흔적이 역력하다는 것이다. 누군가 과학실 안으로 들어갔다는 증거다.
깨진 출입문 창문 너머로 잠시 과학실 안을 둘러보니 조그만 걸상 주위에 의자 세 개가 놓여 있었고 조명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타다 남은 양초와 후레쉬용 배터리, 휴대용 부탄 가스도 있었다.

그러나 잠을 잔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노숙자 보다는 청소년들이 이곳을 드나들었을 가능성이 커보였다. 한마디로 ‘우범지’로 이용돼 온 것이다. 어떤 청소년들이 이곳에 와서 무슨 짓을 했을 지 알 수는 없지만 폐교 당시 당연히 치워져 있어야 할 과학실이 치워지지 않고 방치된 결과다.

또한 ‘극’이라는 경고표시가 있는 일부 화학약품용기를 누군가 가지고 갔을 가능성도 있어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용강초등학교 사곡분교는 폐교 14개월 후인 지난 2008년 5월 광양시로 매각된 곳으로 매각 전까지는 용강초등학교에서 관리할 책임이 있었다.
그리고 매각 후엔 이곳을 ‘사라실예술촌’으로 조성하기 위해 광양시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이곳 사곡분교 일부를 리모델링해 광양시립국악단이 연습실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폐교 당시 깨끗이 치워졌어야 할 과학실 비품들이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방치됐다는 사실에 교육청이나 용강초, 광양시 모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폐교가 결정되면 사용가능한 집기들을 지역학교에서 필요에 따라 가져가게 하고, 남은 집기들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을 통해 처분한 뒤 그래도 남는 것들은 소각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곡분교 과학실의 경우처럼 집기들을 처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는 있을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경우”라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폐교 당시 학교 집기를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는 2007년 당시 사곡분교 교직원, 폐교 이후 관리책임이 있던 용강초 교직원, 이를 관리해야 할 교육청 직원 모두는 그 자리에 있지 않아 관리에 대한 책임을 묻기도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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