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사랑상품권 재고 파악도 없이 기업에 판매 홍보

포스코가 추석보너스 일환으로 직원들과 외주파트너사직원들에게 130억원 규모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한 것을 놓고, 지역에서는 130억원 중10%만이라도 광양사랑상품권을 구매해줬으면 지역경제에 다소간이라도 도움이 됐을 거라는 아쉬운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광양사랑상품권 구매 제외이유가 포스코 본사의 결정이었다는 이유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이 과정을 취재하면서 광양시의 지역경제 활성화 대처에 구멍이 뚫려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광양시가 이번 포스코의 온누리상품권 구매와 관련해 광양사랑상품권 판매 실적을 올리지 못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만일 포스코에서 130억의 10%, 아니 1%라도 구매해주겠다고 했으면 큰 망신을 당할 뻔 했다.
판매할 광양사랑상품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포스코의 온누리상품권 구매 이후 연락해 일부라도 지역 상품권을 구매해 줬으면 지역 상생 명분도 세우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얼마나 도움이 됐겠냐며 아쉬움을 표했다고 한다.

그러나 광양사랑상품권을 총괄해 관리하고 있는 농협에 확인 결과, 광양사랑상품권은 18일 현재 판매할 수 있는 재고량이 1200여만원 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다.

이유는 광양시가 추석을 앞두고 지역 기업과 관공서를 상대로 광양사랑상품권 홍보를 통해 예년보다 많은 상품권이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액수는 1억2천여 만원 남짓, 1년에 약 8억원 어치 정도 팔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진 않지만 많지도 않는 금액이다.

남은 1200만원 상품권 또한 구입하겠다던 모 기업이 최근에 주문을 취소해 남은 것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협 관계자는“ 광양사랑상품권은 카드식으로 돼 있기 때문에 최소 한 달 전에 정확한 액수와 규모를 주문해야 제작이 가능하다”며“ 추석을 앞 둔 시점에서 광양시로부터 따로 상품권 제작과 관련된 의뢰나 주문을 받은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서 만일 10%를 광양사랑상품권으로 구매해주겠다고 했으면, 10월 중순쯤에나 제작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농협 관계자는 또“ 상품권을 구매하겠다는 기업의 주문이 더 있었지만 재고가 없어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 없었다”며 “미리 정확한 구매 규모를 파악했다면 더 많은 광양사랑상품권을 판매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재고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팔 수 있는 준비는 돼 있는 지 파악도 해놓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치고, 기업에게 지역에서 소비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적극적인 노력은 없는 빈 구호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꼴이되고만 것이다.

이는 곧 광양시가 올 추석을 앞두고 광양사랑상품권을 얼마나 팔 것인가에 대해 목표나 계획도 전혀 없이 기업이나 관공서에 형식적인 홍보를 한 것 밖에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모든 시민이 바라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모두의 진정어린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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