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크레마, 구수한 맛의 커피
두터운 단골 힘입어 골목 상권 우뚝


거리 목 좋은 곳이면 어김없이 카페가 가장 먼저 문을 연다. 그야말로 카페 전성시대.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 중심은 체인점 카페들이 세련된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 커피는 물론이며 아이스크림을 비롯 커피용품들을 판매한다.

이렇듯 커피 전문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것은 대중의 문화 소비 형태 변화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사 후 차 한 잔의 여유는 물론이며 동네 사랑방으로 카페가 그 기능을 차지하고 있는 요즘, 예전에 비해 높고 까다로워진 고객의 커피 취향을 만족시키는 일은 가장 중요한 항목.

골목 상권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카페 제이(중마동 부영2차앞)는 천재영 대표가 본인의 영어 이니셜을 상호로 2013년 4월 오픈한 커피숍이다.

천 대표는 사실 조리학과 출신. 커피에 반한 이후 전국의 숨은 커피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더치 커피의 깊은 향에 반해서 커피에 뛰어들었죠. 강릉 속초 제주 전주 등 커피 애호가들에게 인정받는 유명 업체와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커피를 배웠죠”

커피가 좋아서 시작한 일.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말과 같이 천 대표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가졌으니 행복한 사람이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원두 종류와 로스팅 및 추출방식에 따라 천차만별인 커피 맛의 차이를 이해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시행착오를 겪으며 답을 찾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죠” 천 대표는 직접 여러 방식으로 로스팅을 하고 각각의 맛을 지닌 커피를 손님에게 선보이며 평가를 나눈다. 이렇게 발로 뛰며 애써 쌓은 정보는 예비 창업자들이 찾아와 조언을 구할 때 숨김없이 알려준다.

카페 제이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4개국의 원두를 혼합하여 맛을 결정한다.

원두는 로스팅 후 3일 이내 소비를 원칙으로 하며, 커피를 볶을 때 고열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없어지도록 하루 동안 가스를 배출시키는 숙성 시간을 거쳐 사용한다.

소비자가 가장 즐겨 찾는 아메리카노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7g의 커피, 25초의 시간으로 25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 뜨거운 물을 더해 아메리카노 한 잔이 탄생한다. 하지만 카페 제이는 12g으로 두 잔의 에스프레소를 얻는다.

커피 머신의 경우 원 샷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것보다 투 샷이 한층 뛰어난 맛과 본연의 향을 내기 때문이다.

“저희 가게는 무엇보다 구수한 맛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루 종일 여러 잔을 마셔도 쓰거나 진한 맛 때문에 불편함을 겪지 않는 편안한 맛을 추구합니다”

카페 제이 커피는 특히 크레마(Crema)가 다르다. 매혹적인 첫 모금은 구수함이 넘쳐나고 두세 모금을 마시도록 흐트러지지 않는 크레마는 풍부하고 강한 커피향을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한다.

크레마는 커피의 숙성, 신선도, 분쇄 정도, 추출시간, 탬핑, 로스팅 등 바리스타의 실력이 단번에 드러나는 것으로 커피를 판단하는 기준.

체인점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번갈아 근무하는 시스템으로 추출 과정에서 커피 투입량과 탬핑 압력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맛의 편차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 3년차, 단골 고객의 사랑을 받으며 골목 상권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페 제이 천 대표는 손님들로부터‘ 못생겼는데 은근 매력 있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고 한다.

까무잡잡한 피부가 커피 원두를 떠올리게 하는 천 대표의 젊은 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사람들이 커피를 즐기며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와인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고 한다.

‘가을에는 더 외로워도 괜찮아! 커피가 있으니까!’

노을 무너지는 늦은 오후,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쓰디쓴 외로움도 달디 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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