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내 가로등 모두 밝히기는 커녕 전력 생산 ‘불가능’
와우 생태공원 풍력 발전기 ‘한 달 중 3일 시동 가능’


‘와우 생태공원’을 거의 매일 산책한다는 시민이 의문을 제기해 왔다.

와우 생태공원 입구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볼 때마다 멈춰있다는 것이다.

“풍력발전기라면 날개가 회전을 하고 그래야 전기가 얻어지는 것 아닌가요? 왜항상 멈춰있죠? 고장 난 것일까요?”

그 말이 맞다. 풍력 발전기는 바람의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로, 발전기의 날개를 회전시켜 이때 생긴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를 생산한다.

지난 4일 와우 생태공원 입구를 찾아 풍력발전기를 관찰했다. 정말 회전을 하지 않고 멈춰 있었다.

그렇다면 전기에너지 생산을 중단했다는 뜻 아닌가?

고장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어 살펴보다가‘ 풍력발전기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었다.

표지판에는 ‘본 풍력발전 시설은 자연바람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합니다. 생산된 전기량은 공원 내 모든 가로등을 밝힐 수 있는 양입니다’ 라고 써 있었다.

2011년 조성된 와우 생태공원은 환경과가 조성 후 공원녹지사업소에 인계했으며 ‘풍력발전기’도 마찬가지다.

관련 부서에 연락을 취해 물었다.

이에 대해 환경과 담당자는 “솔직히 모니터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고장 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 된다”며 “바람이 많이 불면 돌지 않겠어요?”라고 말했다.

도대체 어느 정도 세기의 바람이 불어야 할까?

궁금증이 더해져 풍력발전기에 대해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문의 했다.

현재 와우생태공원에 설치된 풍력발전기는 시동 풍속 3m/s, 정격풍속 12m/s으로 3KW의 전기에너지를 출력할 수 있다고 표지판에 명시돼 있다.

시동 풍속은 말 그대로 발전기에 시동이 걸리는 풍력, 정격풍속은 풍력 모터에 설계 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는 최소 풍력을 말한다.

올해 현재까지의 평균 풍속에 관한 자료를 출력해 월별, 일별 평균을 관찰했고 그 결과, 산책할 때마다 매번 멈춰 있는 풍력발전기를 봤다는 시민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답을 얻었다.

지난 달 같은 경우 일 평균‘ 3m/s’이상인 날은 겨우 삼 일로‘ 삼십 일 중 삼 일만’ 시동이 걸린 것이다.

또한, 월 평균을 살펴보니 △1월 2.3m/s △2월 2.7m/s △3월 2.1m/s △4월 2.3m/s △5월 1.6m/s △7월 2.2m/s △8월 1.6m/s △9월 2.2m/s △10월 1.6m/s △11월 1.9m/s (4일 기준)로 나타났다.

물론, 오차범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정격풍속에 가까운 바람의 세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 에너지센터 담당자는 “주변이라고 해도 지형에 따라 바람의 세기의 변수가 있긴 하겠지만 3KW를 출력하기에는 어려운 조건인 것 같아 보인다”며 “공원 내 모든 가로등을 밝힐 수 있는 양을 출력하기엔 역부족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풍력발전의 경우 정격출력을 유지 할 수 있는 풍속이 확보된 상황에서 설치 해야 최대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와우 생태공원을 관리하고 있는 공원녹지사업소의 입장을 들었다.

공업녹지사업소 관계자는 “풍력에만 의존해 가로등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며 현재 풍력발전에 의해 생성되는 전기보다는 기존 전력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정격풍속으로 발전이 된다 해도 필요한 총 전력의 60%정도 밖에 충족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전력생산량이 미비하더라도 생태공원이라는 특성에 맞춰 에너지 절약을 고취시키기 위한 조형물의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풍력발전기는 예상보다 그 효용성이 적으며 명시된 바와 달리 공원 내의 가로등을 모두 밝히기는 고사하고 일부를 밝힐 만한 전력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관계자의 의견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풍력발전기’를 볼 때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과 에너지 절약에 대해 생각을 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 역할로 쓰일 조형물 치고는 설치비 7700만원은 너무 비싸고, 멋도 없지 않은가?

그렇게 쓰이게 하려면 안내판에‘ 본 풍력발전 시설은 에너지 절약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한 조형물입니다’라고 명시하고, 멈춰 서있지 않게 끊임없이 회전축 날개를 회전시켜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이라도 사로잡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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