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숲을 거닐다 보니 일상의 스트레스를 꺼내 볼 만큼의 여유가 생긴다.
지친 마음들을 슬며시 바닥에 내려놓고 싶어진다.
바닥에 내려놓고 제일 무거워 보이는 돌 하나 그 위에 얹고 간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대승암에 다다른다.
산사를 울리는 범종소리, 두 눈을 감고 간절한 소망을 빌어본다.
그 울림 속에 어느새 스며들었는지 눈을 감아도 가을이 보인다.
가을 숲은 사색에 젖게 하는 매력적인 장소다.
오랫동안 그렇게 눈을 감고 삶의 여윈 부분을 매만지며 가을을 본다.
사진=권연임 숲 해설가
최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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