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에서 손님이 오면 꼭 데려가는 곳이 있다. 여름철이면 지역에 있는 계곡을 데려가 광양의 우월함을 지인들에게 자랑한다. 하지만 다른 계절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가까운 순천으로 향하게 된다.

순천만 갈대밭을 둘러 본 후 인근에서 식사를 마치고 낙안읍성을 거쳐 다시 영화촬영지로 데려간다. 광양과 멀지 않으니 대부분의 손님들이 만족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지역 기자의 입장에서 영화촬영지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배가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인 배경과 관계없이 다분히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명량, 회오리 바다’라는 영화촬영을 광양에서 한다는 소식을 접하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특히 제작사가 촬영을 끝내고 지자체에 세트를 기증할 예정이라는 설명에 광양에서 영화촬영과 관련된 문화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비단 순천시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는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지자체 협찬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종병기 활’로 흥행에서 저력을 보여 김한민 감독이 후속작을 광양에서 촬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문제는 제작사가 눈 여겨 보고 있는 장소에 지반이 약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진도를 다른 촬영 장소로 염두하고 검토 중에 있다는 소식을 이번에 들었다. 어쩌면 진도로 옮겨가는 것도 조만간 결정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아직 늦지는 않은 것 같다. 일단 장소 섭외를 대행하고 있는 전남영상위원회가 광양을 보다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광양시에서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만약 영화촬영이 광양으로 확정된다면 시 입장에서는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같은 생각이라면 시에서는 여수광양항만공사 일이라고 먼발치에서 지켜보기 보단 적극적으로 나서 협상에 임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전남영상위에 따르면 흥행에 성공한다면 속편 제작도 염두하고 있다고 한다. 성사만 된다면 추후에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영화촬영과 관련해 무리하게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공무원의 전문성을 발휘해 손익평가를 해보는 과정은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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