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마노인복지관 박석규 씨


▲ 중마노인 복지관 박석규씨
2천명에 가까운 어르신들이 회원으로 등록하고 이용 중인 중마노인복지관.

이 곳에 가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고 소문이 났다.

많은 어르신들이 한글, 영어, 일본어, 한자, 컴퓨터, 서예, 노래교실, 한국무용, 생활수묵화, 챠밍댄스, 동화구연 등 다양한 수업을 통해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 중에 박석규(70) 어르신이 있다. 그는 어르신이라고 불리는 게 싫다고 했다. 그래서 이름 뒤에 ‘씨’를 붙이기로 했다.

박석규 씨는 현재 호적상 65세로 돼있다. 그러나 실제 나이는 70세다. 6.25때 호적이 소실돼 출생신고를 1952년에야 다시 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호적문제로 평생 곤란함을 안고 살았다.

경남 함양군이 고향인 박 씨는 지난 2008년에 광양에 정착했다.

“젊은 시절 안해 본 것이 없을 만큼 여러 가지 사업에 손을 댔지만 신통한 게 없었다”며 웃는다. 심장질환 수술로 은퇴하기 전까지 개인택시를 몰던 박 씨는 부인과 함께 휴양도 할 겸 손녀도 봐줄 겸 중마동에서 약국을 경영하는 딸네로 내려왔다.

중마노인복지관 회원등록번호 8번을 늘 자랑스럽게 여기는 그는 복지관을 다니면서 화려한 노년으로 부활했다.

복지관에서 제공되는 여러 가지 수업들을 받으며 하루가 정신없이 바빠졌다.

컴퓨터 수업, 일어수업, 당구교실 등등 바쁜 젊은 시절에는 마음뿐이었던 분야들을 배우게 된 것이 박 씨는 즐겁기만 할 뿐이다.

현재 박 씨는 문서작성과 포토샵, 스위시맥스(사진을 애니메이션으로 전환시키는 프로그램), 인터넷 활용 등 젊은 사람들 못지 않은 컴퓨터 활용실력을 자랑한다.

이제는 복지관 인터넷 카페(주쌤카페)에 글과 사진들을 올리며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기도 한다.

“서울에 살면서 지금껏 한번도 노인이라고 생각해 보지 않았어. 그런데 광양에 처음 와보니 친구도 없지. 갈 곳도 없지. 그제서야 ‘아! 나도 노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 뭐야. 인정하기 싫었지만 노인인 것이 사실인 걸 어떡해. 하지만 젊게 살려고 노력하는 거지”

박석규 씨의 부인 김연이(68)씨는 관절염으로 다리가 불편하다. 그래서 집안일 하기가 쉽지 않은 부인을 대신해 설거지 당번을 맡았다. 그리고 맛사지가 필요한 아내를 위해 몇 시간이고 맛사지를 해주는 애처가다. 두 부부는 지난 66년 결혼 해 올해로 46년째 해로하고 계시다.

또 박씨는 복지관에 설치된 3개의 당구대를 관리하는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젊게 사는 비결이 뭐냐고 물었다.

“자기 스스로 즐거운 것을 찾아야 해. 그리고 무슨 일이 맡겨지든 즐겁게 해야 되지 억지로 하면 안하는만 못하지. 남들이 즐겁게 사용한다는 기쁨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해 봐. 그러면 젊게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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