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으로서 손님 맞는 배려심 절실

2012 광양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이 오늘(16일)로 27일을 남겨두고 있다.
쉬운 평가가 사람은 많이 왔는데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내를 더 들여다보면 관람객이 많이왔다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다. 관람객 대부분이 시민들이었고, 이를 세분화하면 학생(유치원생 까지)과 노인 등 동원된 사람들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정작 봐야할 사람들은 외면하고, 제값을 다 치루지 않는 사람들만 많이 찾다보니 돈이 안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이다. 여기서 한 가지 꼭 짚어 봐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서커스와 광양제철소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27일이 남은 서커스는 성공도 제철소, 망하는 것도 제철소에 달려있다. 광양제철소는 금년 들어 사상 유례가 없는 경기불황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다양한 외부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경영시나리오를 부정적인 측면이 클 때 적용하는 S4단계가 시행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된 것이 광양국제서커스다. 결국 광양제철소는 서커스조직위가 요구한 기업협찬도, VIP좌석 구매요구도 수용치 않았다. 그나마 한 역할이 4억5천만 원의 티켓구매다. 그런데 서커스와 광양제철소의 악연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난 6일부터 서유기 공연이 시작되자 이제야 제철표가 나타나기 시작한 때문이다.
광양제철소가 구매한 티켓은 S석 2만5071매와 VIP석 1천매. 그동안 서커스조직위는 제철표를 6월까지 관람해 줄 것을 협조 요청했다. 7월 들어 시작되는 서유기 공연에 관람객이 몰릴 것을 예상한 때문이다. 하지만 광양제철소가 나름대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했지만 제철표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서유기 공연이 시작되자 몰리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서커스 조직위 관계자는 “무슨 공연을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구매자의 자유다. 하지만 주인의식을 갖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서유기가 아닌 다른 공연역시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공연이 아닌 만큼 주인으로서 손님을 맞는다는 배려심이 발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기는 많은 질책 속에 이어온 광양국제서커스의 마지막 희망이다. 그래서 조직위는 5차례의 추가공연까지 하면서 막바지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서유기 공연 모두가 만석일 경우 6만여 석 중 2만여 석이 이미 팔린 교환권이라면 별 재미가 없다. 여기에다 제철 협력사, 외주파트너사들이 구매한 교환권까지 더한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서커스 조직위 관계자는 “믿고 의지했던 지역의 대기업이 협찬과 티켓구매에 이어 공연관람까지 조직위의 뜻과 반함에 따라 결국 모두를 힘들고 좌절케 하고 있다”며 “지역 기업으로서, 시민으로서 주인의식을 갖고 광양국제서커스에 함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서유기를 보기위해 교환권을 아껴둔 시민들은 조금 마땅치 않더라도 마지막 공연인 영국의 엘레멘탈 공연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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