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국제 서커스가 앞으로도 27일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커스 주변 분위기는 이미 행사를 마무리 하고 평가에 들어간 모양새다.
광양시는 예산절감을 외치며 외부에서 고용된 행사관계자들을 축소하고 그 자리에 공무원들을 배치하고 나서는 등 한 달여가 남은 행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자처해서 축제를 파장 분위기로 몰고 가는 느낌이다.

축제장 밖에서는 벌써부터 책임 추궁과 비판이 연일 난무하고 있다. 시민사회, 공직사회, 광양시의회 할 것 없이 나서 책임론은 물론 문책론까지 추궁한다.
세상살이에서 참으로 쉬운 것이 구경꾼 입장에서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실제 일을 진행한 당사자의 이야기는 뒤로 한 채 보이는 모습에 대한 평가와 질책은 누구나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광양국제서커스는 광양의 역사 이래 최대의 문화 행사다. 물론 서커스를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그러한 의견들이 지닌 타당성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커스가 진행된 것은 광양시의회의 승인과 여러 과정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딛고 시작된 서커스.

누군가가 하는 축제가 아니라 서커스는 시민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치러야 할 축제였다. 그래서 지역의 지도자들은 그들 나름대로, 또 시민은 시민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무엇을 했는지 되새겨볼 것을 권한다.

하지 말았어야 할 행사를 했는데 내가 왜? 라는 반문은 이젠 잠시 접자.
인정을 하든 안하던 서커스는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고 시민모두의 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혹여 벌써부터 발뺌하고 책임에서 자유롭고자 하는 의원이나 공무원이 있다면 이는 시민을 위한 참 봉사자로서의 함량 미달이다.

하지 말았어야 할 축제, 어차피 적자가 날 수 밖에 없는 축제가 좋던 싫던 그동안의 서커스에 대한 평이다. 기업 협찬 20억과 VIP좌석(20억)을 판매치 못함에 따라 40여억 원이 당초 계획 대비 수입 감소 부분으로 이는 어쩔 수 없이 서커스가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다.

기업은 왜 협찬을 하지 않았고, VIP좌석은 왜 판매되질 않았는가? 여기서 되짚어 봐야 할 것이 ‘나는 무엇을 했는가’ 이다. 시민 모두가 한 마음으로 동참하는 축제였다면 과연 기업들이 이처럼 서커스에 냉담한 반응을 보일 수 있었을 것인가? 이는 우리들 스스로가 빌미를 제공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아직도 서커스는 진행 중이다. 진인사대천명이다. 먼저 최선을 다한 후에 평가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진행 중인 일을 자꾸 나무라면 일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서커스는 현재보다 더 이상 상황이 악화될 것도 없는 상황이다.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광양시민 스스로의 자존감을 위해서 광양국제서커스는 가능한 최상으로 마무리 돼야 한다.
그 결과가 망해도, 또는 잘돼도 2012년 광양에선 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이 열렸고 그 결과가 기록된다. 남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시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장이나 서커스조직위원장이나, 담당관이나 실무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광양을 위해서 서커스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야 한다. 그리고 서커스가 마무리되면 시장이 정책 판단을 잘못한 것인지, 시 의회가 승인을 잘 못한 것인지, 실무자들이 일을 잘못한 것인지 잘 잘못을 따지자.
27일이란 시간은 아직도 우리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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