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14시 시청 재난안전상황실.
이날 이곳에서는 광양읍 폐경전선철도유휴부지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동서통합 남도순례길 예비계획 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에는 신태욱 부시장과 황학범 총무국장, 이병철 경제복지국장, 김석환 안전도시국장, 김점현 환경관리센터소장, 최석홍 기획예산담당관, 기업유치추진단장을 대신해 이정희 투자유치과장, 감사담당관을 대신해 장민석 감사팀장, 홍보소통담당관을 대신해 이화엽 홍보팀장 등이 참석했으며, 보고 부서는 도시과였다.

이날 보고회는 폐경전선 제1구간(동일터널~구광양역~사곡초등학교)약 7㎞에 대한 활용방안을 마련키 위한 자리.
먼저 용역을 맡은 큐브디자인개발건축사 한영식 대표가 컨테이너를 활용, 72개의‘ 폴리’를 배치해 1950년부터 2010년까지의 추억을 담아내는 새로운 독창적인 공간 형성을 제안했다.

한 대표의 보고가 있은 후 신태욱 부시장과 이병철 국장은 도립미술관과의 조화 문제를 거론 했다. 이어 김석환 국장은 이미 예비계획을 사전검토 했다며 컨테이너를 소재로 한 신선한 계획이라 평가하고, 실시설계까지 더 많은 의견을 모을 것을 전제로 국비를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 다음 의견 발표에 나선 참석자는 황학범 국장.
그런데 갑자기 장내가 소란해지기 시작했다.
신태욱 부시장과 김석환 국장은 바로 곁에 있던 조감도를 보며 따로 얘길 나눴고, 나머지 참석자 일부도 옆에 있는 사람들과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기 시작한 때문이다.

큐브디자인개발건축사 한영식 대표와 의사소통이 힘들어진 황학범 국장은 급기야 자리에서 일어나 한 대표가 설명을 하고 있는 모니터 앞까지 나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이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했다.

이런 상황은 황국장이 “일괄적으로 컨테이너로 하는 것보단 추억에 맞는 다른 시설물 설치”를 요구하자, 문성기 도시재생팀장이 나서 “영구적인 시설물이 들어서려면 부지를 매입해야 하기에 불가하다”는 의견을 마이크를 잡고 설명을 할 때서야 비로소 잦아들었다.

명색이 광양시에서 내로라하는 간부공무원들이 모여서 하는 회의가 이런 정도라니~.
특히나 이날 회의는 정현복 시장이 폐경전선 철도유휴부지 활용방안 마련에 있어 과장들만의 회의에 머물지 말고 국장들도 알고 이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라는 지시에 따라 이뤄진 회의였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더했다.

회의는 모든 구성원이 의견과 정보교환을 통해 최선의 시책을 강구하는 절차이다.
회의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적, 면밀한 사전 준비,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회의규칙에 따른 원만한 운영 등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적절한 진행은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한다.

도립미술관을 중심에 둔 광양읍 폐경전선 철도유휴부지 활용방안 마련은 광양시 현안 어느 것과 견주어도 중차대한 일이다.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회의는 아니었더라도 적어도 사업의 방향성은 마련하고 마무리 됐어야 했다. 회의를 했는데 아무런 결론이 없다면 이는 시간만 허비한 꼴이다.

도립미술관과 컨테이너가 잘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를 염려하다, 나중에는 도립미술관도 컨테이너로 짓고, 컨테이너 박람회도 열자며 마무리된 회의.

크나 작으나 회의는 회의다. 회의는 회의답게 하자.
참석자가 발언을 하고 있음에도 경청은커녕 서로 자기들만의 얘길 나누느라 바쁜 모습, 바쁜 시간을 쪼개 회의를 했음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것은 광양시를 움직이는 최상위 간부 공무원들의 회의치곤 너무나 부끄러운 모습이다.
언제나 한결같이 시민을 대신해 행정에 임하는 공무원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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