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단 내 업체와 기술협력으로 우수 제품 생산

한 우물을 파는 것은 전문가를 칭한다. 세월의 무게만큼 가볍고 무거운 것은 없다. 앳된 소년으로 시작해 중년에 이르도록 금속 가공 분야의 외골수 삶을 살아온 신화정공 김석진 대표.

▲ (주)신화정공 김석진 대표
전북 군산시 옥산면 출신의 김 대표는 군산중앙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가정 사정으로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죠

그렇게 잠시 길을 잃고 헤매던 중 고향 선배의 권유로 서울 구로동에 있는 한국금형공업에 입사를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딱히 배운 것이 없으니 전문지식이 있을리 만무했죠. 처음에는 금형반 보조사원으로 청소와 잔심부름을 하는게 다였어요

그러던 중 금형에 대해 도제 교육의 스승이라 할 수 있는 이진희 선배를 만난다.

정수직업훈련원 출신의 이진희 선배는 자부심이 무척 강한 분이셨어요. 내게 본인이 훈련소에서 배운 교재며 필기 노트까지 주셨을 정도니까요. 서울에서 특별히 오갈 때도 없던 나는 시간이 나는 대로 노토와 책을 읽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아도 책이 너덜너덜해지도록 보고 또 봤지요

그런 노력으로 1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을 때 전문용어들은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처럼 눈과 귀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까막눈을 뜨고 나니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었다.

80년대 금형 공장의 기술 전수는 선·후배에 의한 대물림 방식의 도제교육 형태에 의존하고 있었다. 도제교육은 오랜 경력의 숙련공으로부터 수년에 걸쳐 기술을 배우게 되는데 김 대표는 1년여 짧은 공장 생활을 거쳐 혼자 힘으로 금형을 만들어 보라는 숙제가 받게 된다.

석진아 이제 네가 혼자 힘으로 금형을 한 번 만들어봐라풋내기 1년 경력의 김 대표에게 이진희 선배가 처음으로 과제를 내줬다.

선배님이 금형을 한 번 만들어봐라 하시기에 처음에는 농담인줄 알았습니다. 1년 남짓 경력으로 금형을 혼자 힘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내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지고, 심지어 겁이 나기도 했어요

명령과도 같은 업무 지시라 김 대표는 10일 정도 걸려서 생애 첫 금형을 만들어냈다.

샘플 작업 후 검사실에 제출해서 합격 통지를 받기까지 어찌나 떨렸는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분을 느낄 정도니까 당시의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지요. 선배는 자신의 일처럼 합격을 기뻐해주셨어요

금형은 금속으로 만든 거푸집등을 지칭하는데 단일 제품의 대량 생산을 위한 틀을 만드는 것부터 소량 특수 주문 생산에 이르기까지 그 적용 범위가 방대한 금속 가공의 대표 분야이다.

자신의 실력에 자신감을 얻고 회사의 공식적 시험을 통과한 김 대표는 이후 자동차금형과 전자금형 등 수없이 많은 종류의 금형을 제작하며 전문가로서의 기술을 더욱 익혔다.

순탄한 회사 생활을 이어가던 중 노노 갈등이 닥쳐와 고민하던 시기, 여천 출장 길에 광양에 들러 대광산기 오택상 사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생애 처음으로 찾은 광양이었지만 왠지 정이 가는 곳이었어요. 사람도 날씨도 모두 마음을 사로잡았기에 일사천리로 퇴직을 하고 9110월 오택상 사장님과 동업으로 광영동 720번지에 신화기공을 설립했어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 설립한 신화기공은 동업 5년 동안 지역 최고의 금속 가공 및 금형 전문 회사로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성장을 이어나갔다. 이후 오택상 대표는 ()대광산기, 김 대표는 현재의 공장 위치인 옥곡 신금리에 ()신화정공 법인을 설립하여 각자의 사업을 이끌며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신화정공은 연혁이 쌓여가며 높은 기술력의 금속 가공업체로 그 인지도를 높여가는 한편 제철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단일 부품 및 소량 주문 생산에 대응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금형 전문 회사로서 포스코 기술연구소 가공연구그룹에 고강도 강판 성형용 금형등을 개발해 왔으며, 신금 산단 회사들과 협력하여 펌프 부품 등을 공동 생산하여 공급하는 등 업종 구분을 뛰어 넘는 협업으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금형은 물론 금속 가공에 총괄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신화정공은 선반 밀링 성형연삭기를 비롯한 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더욱 뛰어난 품질의 제품 생산과 신속한 납기를 모토로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모든 직원의 단결이죠. 젊은 시절 겪은 노노 갈등과 노사 문제를 참고하여 가족과 같은 따뜻한 분위기의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요

차디찬 쇳덩이의 묵직함! 금속 가공 기계의 마찰음이 요란하지만 40여년 쇳가루와 함께 살아온 김 대표의 웃음처럼 신화정공 공장은 세월의 때 묻은 포근함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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