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민중항쟁 36주년 광양 기념행사

“‘기억하지 않은 역사는 되풀이된다.’ 기억하고 계승하고 그래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리고 더 나아가 끝까지 목숨을 걸고 싸우다 먼저 가신 분들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것, 아마 그것이 우리가 꼭 해야 할 일이 아닐까?”

5ㆍ18 민주화운동 36주년을 맞아 광양지역에서도 5ㆍ18의 의미를 시민과 함께 되새기고 공유하기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5ㆍ18 민중항쟁 36주년기념 광양행사위원회는 지난 21일 중동근린공원에서 사진전시, 현수막 손도장 찍기, 가죽공예체험, 배지 배포, 주먹밥 만들기 체험 등 부대행사와 함께‘ 5ㆍ18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음악회엔 김광호 씨(통키타 공연), 광양출신 성악가 이광일(바리톤)씨, 김현희 양(가야금 연주), 민점기 시인(시낭송), 오카리나 동아리, 서광석ㆍ정문희 씨 등이 출연해 시민과 함께 5ㆍ18민중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이보다 앞서 광양행사위원회는 지난 14일부터‘ 5ㆍ18사진전’을 중ㆍ고등학교와 중동근린공원, 광양시청 1층, 광양읍 서천변, 중마동 청소년문화센터 등지에서 열어 5ㆍ18민중항쟁과 세월호 참사, 친일문학작가 사진 등을 전시했다.

또 5ㆍ18역사자료집을 배포하며 기억을 잇는 주체인 청소년과 청년들이 어른세대와 소통하는 가운데 민주주의 역사를 생생하게 이해하고, 현실의 공동체적 과제인 세월호 참사 진실규명과 친일파의 진실을 알리는데 힘썼다.

22일에는 시민참가자들과 함께‘ 5ㆍ18 시민역사기행’으로 망월동~상무대 영창~5ㆍ18기념재단~구전남도청 등 5ㆍ18 관련 유적지 답사를 통해 공감과 이해를 이끌었다.

5ㆍ18 광양행사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상처와 교훈을 잊지 않고 기억을 공유하며 잇는 것이야 말로 살아 숨쉬는 5.18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 여긴다”며“ 박제된 역사가 아닌 광양지역 시민공동체와 함께 살아 숨 쉬는 역사의 의미를 확인하고자 5ㆍ18 기념행사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편, 2008년부터 시작된 5ㆍ18행사는 지역의 시민사회 단체간 연대를 통해 이어가고 있다.

올해 5ㆍ18 행사위원회 참여 단체는 광양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ㆍ광양만환경포럼ㆍ광양교육희망연대ㆍ참교육학부모회광양지회ㆍ광양만녹색연합ㆍ광양참여연대ㆍ광양환경운동연합ㆍ광양아이쿱생협ㆍ한국노총광양지역지부ㆍ광양진보연대ㆍ민주노총광양시지부ㆍ전국통합공무원노동조합광양시지부 등이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 김남주

여러분 일어나 주십시오.
광주교도소 삼사 하에 계신 여러분
일어나 잠시 철창가에 서주십시오.
오늘은 그날입니다. 3년 전 1980년 5월 그날입니다.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는 날입니다.
우리 주먹에 증오의 힘 모아지는 날입니다.

오늘은 그날입니다 여러분.
자유 달라 벌린 입에 압제자가 미제 총알을 먹인 바로
그날입니다.
오늘은 그날입니다 여러분. 밥 달라 벌린 입에 착취자
들이 미제 수류탄을 먹인 바로 그날입니다.
오늘은 그날입니다 여러분. 통일의 노래 부르다가 어
여쁜 처녀들이 미제 대검에 그 하얀 젖가슴 난도질당
한 바로 그날입니다.
오늘은 그날입니다 여러분. 독재타도 외치다가 피끓는
청년학생들이 미제 총칼에 그 붉은 가슴 벌집투성이가
된 바로 그날입니다.
생존권 보장하라 아우성치다가 노동자 농민들이 이름
도 없이 얼굴도 없이 능지처참으로 미제 트럭에 실려
어둠 속으로 끌려간 바로 그날입니다.

그날입니다 오늘은.
1980년 5월 그날입니다 오늘은.
학살에 치를 떨며 광주 시민들이 들고 일어선 바로 그
날입니다. 선생과 학생들이 책가방을 내던지고 횃불을
들고 새벽을 향해 밤으로 일어선 바로 그날입니다.
신부와 목사가 성경책 대신 십자가 대신 주먹을 치켜
들고 일어선 바로 그날입니다. 화이트칼라 사무원들이
서류철을 내동댕이치고 팔소매 걷어붙여 일어선 바로
그날입니다. 직공들이 철공소에서 망치를 들고 일어서
고, 농부들은 들녘에서 낫과 호미를 들고 일어선 바로
그날입니다. 운전사들은 거리에서 차를 세워 일어서고
아가씨들은 술집에서 주먹밥을 뭉쳐 일어선 바로 그날
입니다. 어머니들은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일어서고,
할머니들은 우리 새끼들 다 죽인다 군인들이! 목청에
피를 토하면서 꼬꾸라지면서 일어선 바로 그날입니다.

여러분 오늘은 그날입니다.
3년 전 5월 그날입니다.
그날이 오면 오월 그날이 다시오면 자유만세 부르다
죽은 그 사람 그 얼굴이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통일의 노래 부르다 죽은 그 사람 그 목소리가 그리워
지는 날입니다.
생존권 보장하라 외치면서 무기와 함께 쓰러진 그 사
람 그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 날입니다.
그 사람 그 얼굴 기리기 위해
그 사람 그 목소리 기리기 위해
그 사람 그 이름 기리기 위해
일어나 우리 함께 묵념합시다.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모으며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증오의 힘 모으며 (이하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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