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2

노거수는 일반적으로 수령이 오래된 거목을 뜻하며 자연사적인 존재 가치 외에도 역사, 전통문화, 민속을 간직하고 있다.

노거수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문화재와는 달리 마을 주민들의 생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마을의 성장과 변화를 보여주고, 마을의 구조와 관계 또한 담고 있다.

또, 전설이나 고사를 지니고 있고 선조들의 문화 활동과도 크게 연관성이 있어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 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어느 마을이든 마을 입구에한 두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광양 우산리 내우 마을입구에는 느티나무, 팽나무 등 여러 그루의 노거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는 총 네그루로, 지정번호 15-5-1-1~4번에 이른다.
그 중에서도‘ 당 할머니’라 불리는 300여년 된 귀목나무에는 과거 매년 음력 정월 14일 밤 11시 경에 제사를 올렸다.

마을 주민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귀목 나무 주변에 황토를 놓고 대나무를 꽂아 금줄을 쳐 금줄의 창지에‘ 四方無一事(사방무일사)’‘, 天下大平春(천하대평춘)’이란 글귀를 써두었다고 한다. 20여 년 전까지 지속돼 왔지만, 현재는 제를 모실 사람이 마땅치 않아 그러한 풍습은 사라졌다.

내우마을 보호수 관리자 서문식 이장의 말에 따르면, 정확한 유해를 알 수는 없지만 이 곳이 과거 한양으로 가는 길목으로 현재로 말하면‘ 휴게소’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에게 잠시나마 나무 그늘을 통해 휴식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배려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어, 이곳으로 웨딩촬영을 오는 젊은 예비부부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마을 주민 한 사람은“ 우리가 모르는 것도 다 알고 있고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로이 나무들”이라며“ 사람은 300년 못 사는데 나무는 300년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이 자리에 서서 마을의 역사를 증명해 줄테니 존재 자체로도 주민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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