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11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곡리 본정마을 인근의 도로변에 위치한 이 느티나무는 ‘지정번호 15-5-1-13’로 약 430년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나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지지대를 설치해 놓은 상태다.

느티나무는 잎이 무성하고 녹음이 짙을 뿐 아니라 병충해가 별로 발생하지 않아 각지에서 정자나무로 많이 심었는데, 조사결과 광양지역 역시 전체 보호수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수령이 비교적 높은 보호수들 또한 느티나무인 것으로 밝혀졌다.

느티나무 목재는 나뭇결이 곱고 윤이 나며 썩는 일이 적고 다듬기에도 좋아 무늬를 살려 사용하거나 마루 등 다양한 건축재와 기구재, 선박재, 공예재 등으로 이용해 왔으며, 건조 시 변형도 적고 마찰이나 충격에도 강한 편이라 임금의 관을 만들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조선왕조실록에는‘ 관리가 임금을 알현할 때 쓰는 홀(관복과 함께 쓰이는 것으로 손에 드는 도구)은 괴목(槐木, 느티나무를 뜻함)을 쓴다’는 기록이 있다.

한 그루 느티나무의 가지와 잎이 빚어낸 그늘에는 휴식처로써의 역할 이외에도 그 곳에서 농사일을 의논하고 나랏일을 걱정해 왔던 우리 조상들의 살아있는‘ 역사’와‘ 위엄’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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