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 광양보건대학교 교수

통계청 조사를 인용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출생율 통계에서 우리 광양시가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1835명으로 시 단위에서는 전남 도내에서 1위, 전국 기준 3위라고 한다.

이 수치는 전국 평균 합계출산율 1239명보다 높은 것이다. 평균 합계출산율 1239명이라는 것은 여성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아이를 채 두 명도 낳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뉴스를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착잡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집집마다 아이들이 네댓 명씩인 것은 보통이었다.

예닐곱의 자식을 두어도 자식 복이 많다고 했고,제 먹을 것은 각기 갖고 태어난다고 하며 절대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먹고사는 일이 더 화급했던 경제개발 시대를 지나면서는 인구 증가를 사회문제로 인식했고, 다산을 부끄러운 일로 여기기까지 하였다.

세월이 흘러 지금 우리 사회는 인구 감소라는 심각한 문제와 직면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전국적으로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감소하고 은퇴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노동력 부족은 물론 경제성장률 하락도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다.

사회 경제적 현상의 모든 것이 인구 감소로부터 말미암는 듯한 형국이다. 기원전 500년 경 중국춘추시대 말기에 와신상담(臥薪嘗膽) 하던 월나라 왕 구천이 재상 범려(范蠡)를 통해 시행한 설욕의 정책이 출산 장려책이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하려니와 예나 지금이나 인구가 곧 국력인 것은 분명한 이치로 보인다.

‘아이 양육하기 좋은 행복수도 광양’. 민선 6기 광양시의 시정 목표를 담아 만든 도시 브랜드다. 임신에서부터 출산, 양육, 교육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가르치는 데 아무 걱정이 없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큰 뜻이 여기에 담겨 있다.

인간에게 있어 아이를 낳아 기른다는 것은 단순히 세대를 이어간다는 생물학적 의미만 있는 게 아니다. 문화적으로나 인류사적으로, 아이의 출생은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의 지속을 확인하는 것이고, 현재를 미래로 확대시켜가는 역사의 진전과 확장의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그래서 아이는 언제나 희망의 표상이다.

아이를 낳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잘 키우는 일이다. 경제적인 뒷받침을 통해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도록 하고, 광양시민의 아이는 광양시가 나서서 함께 키운다는 사회적 육아 의식이 시민과 행정당국 모두의 공감대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시에서 추진하는 다양한 육아와 보육정책들은 큰 기대를 갖게 한다.

특히 교육 경쟁력을 키워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광양시의 교육정책이 지역의 인재를 지역에서 키워 세계 속에 내보낸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시행된다면 지역의 교육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할 수있을 뿐만 아니라 광양의 미래 경쟁력을 크게 확대 시키는 요체가 될 수 있다.

특성화된 대학교육 여건을 기반으로 젊은 층의 유입이 지속되고, 산업도시, 기업도시인 광양에서 구직 기회가 늘어나며 취업 여건이 좋아진다면 머지않아 광양은 활력이 넘치는 젊은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대학도시, 기업도시, 활력도시, 그리고 육아와 복지의 도시라는 도시 이미지의 중층적 확산을 통하여 광양시에는 안정된 정주 기반이 갖추어지고, 더 많은 아이를 안심하고 낳아 기를 수 있게 되어 도시 발전의 선순환의 고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새로운 세대부터 노년 세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시정을 펴는 일도 대단히 중요하다. 고령화되는 사회의 변화를 선도하는 의료와 복지, 그리고 평생교육 정책을 확립하는 일이 그 핵심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좋은 예로서 광양보건대의 재활치료교육센터에서는 지역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건강100세를 위한 맞춤형 지원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또 이미 시행한 경험도 있다.

학생들로 구성된 의료봉사단에서는 광양읍 5일장을 찾는 지역 노인들을 위한 의료봉사활동도 해마다 전개하고 있으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찾아가는 의료봉사활동도 얼마든지 구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지역의 여러 여건을 잘 융합하고 활용하면 건강장수도시를 지향하는 인적자원의 양성과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충분히 잡을 수 있다.

광양의 힘은 융합과 시너지에서 나온다. 산업과 문화 예술, 의료 복지와 교육, 그리고 천혜의 자연조건과 관광까지 다른 도시들이 갖추기 힘든 모든 요소를 광양은 한 몸에 지니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광양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수 있는 조정과 협력, 그리고 적극성과 추진력이다. 민선 6기의 반환점에 서서 광양시의 미래를 큰 희망을 품고 전망해볼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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