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의 별 이야기_ 47

인공위성이 잘 보입니다. 하루 저녁에도 1~2개의 인공위성을 맨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저의 집사람이 잘 발견합니다.

천문대 별체험 오신 분들에게 레이저 별지시기로 별들을 가리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옆에서 집사람이“ 인공위성이다!!!”라고 소리지르곤 합니다. 별체험 오신 분들과 함께 집사람이 가리키는 곳을 쳐다보면, 영락없이 밝게 빛나는 인공위성이 별들 사이를 제법 빠른 속도로 지나쳐가는 것을 볼 수있습니다. 인공위성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며 계속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빨리 봐야 합니다.

집사람의 외침에 저는 빠르게 반응합니다. 재빨리 발견하곤 곧바로 레이저 별지시기로 인공위성을 가리킵니다. 모두 보실 수 있도록~~~. 인공위성의 태양전지판이나 몸체에 햇빛이 반사돼 보이는 것이므로 태양à인공위성à 우리의 빛 반사각도가 맞는 동안만 보이고 그 각도가 맞지 않게 되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2~3분 정도는 지속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햇빛이 반사돼야 볼 수 있는 것이므로 심야에는 볼 수 없고해 가진 1시간 정도 후부터 대략 1시간 정도가 볼 수 있는 시간대입니다. 요즘 같으면 대략 9시부터 10시까지 정도입니다.

대개의 경우 천문대를 찾아주신 분들이 인공위성을 처음 본다고 하시며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십니다. 그렇게 하늘을 쳐다보며 저는 인공위성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첫째, 도시에서 떨어진 인공불빛이 적은 곳이라야 인공위성을 볼 수 있다.

둘째, 망원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이므로 넓은 시야로 보아야 한다.

셋째, 비행기와는 다르다. 비행기는 반짝이는 흰빛이나 붉은빛이 있지만, 인공위성은 반짝이지 않고 흰색으로만 보이며, 빛의 반사각도에 따라 밝게 보이다가 서서히 흐려지며 사라진다. 반면 비행기는 지평선으로 사라질 때까지 반짝이며 보인다.

넷째, 해가진 후 1시간 후부터 1시간동안, 해뜨기 2시간 전부터 1시간동안 정도가 볼 수 있는 시간대다.

다섯째, 보이는 인공위성은 낮은 고도로 지구 가까이를 회전하는 통신위성, 첩보위성, 기상위성 등이고 방송위성처럼 지상36,000km로 높은 고도에 떨어져 있는 정지궤도 위성은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등등.

인공위성은 사진에도 자주 찍힙니다. 마치 별사진 찍기를 방해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사진에 길게 선으로 찍히기 때문이죠. 2012년 12월 지인이 오리온자리에 한꺼번에 짧은 선이 3~4개 찍힌 사진을 보내온 적이 있습니다. 선의 방향도 모두 같은 방향이었습니다. 인공위성이라고 보기엔 너무 많아서 혹시 UFO가 아닐까? 이상하다는 것이었지요. 사진에 찍힌 선의 각도를 계산해보니 정지궤도 위성이었습니다. 우연히도 12월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오리온자리의 고도가 정지궤도 위성과겹치기때문이었습니다.

사진 오른쪽 선은 말머리성운을 가로지르는 인공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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