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점주들 “우선 입점 약속 물 건너 간 것 아니냐”

시민단체 “내실 있는 실질적 지역협력계획서 요구”

광양 덕례리 LF스퀘어가 개장을 앞두고 입점 설명회 및 채용 사전설명회를 개최해 지역의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정작 설명회에 참석한 시민들 다수로부터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 그동안 염려해 왔던 문제점들이 공식적으로 증명됐다”는 반응도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논란이 일자 광양참여연대가 성명서를 통해 △광양시ㆍLF의 지역업체 우선입점에 대한 구체적 실행계획 제시 △LF의 교통난 해소 위한 구체적 주차해결 방안 제시 △LF는 지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이고 내실 있는 지역협력계획서 제출 등의 요구를 하고 나섰다.

또 기존 의류브랜드 점포 관계자들도 시의회를 찾아 광양상인들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광양시와 엘에프아웃렛에 강력히 대안을 요구해 주고, 그 약속들이 성실히 이행되는지를 엄중히 감시ㆍ감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논란은 또 있다.
LF스퀘어가 입점 시 약 1200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시민들은 광양제철소 입주 이후 약 30여년 만에 광양지역 최대의 취업 기회가 생겼다며 LF스퀘어 입점을 환영했다.

그러나 개점을 3개월여 앞 둔 상황에서 개최된 ‘LF스퀘어 채용 사전설명회’를 통해 이같은 기대가 상당부분 희석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F스퀘어 채용 사전설명회를 찾은 약 700여명(광양읍, 중마)의 구직자들은 LF가 채용박람회를 통해 직접 채용하는 것이 아닌 입점예정인 대리점주가 채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에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를 찾은 다수의 참석자들은 “그동안 LF직원으로 채용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정규직 직원으로 취업을 하고 싶어 설명회 자리에 나온 것”이라며 “LF가 아닌 대리점주에 의해 고용이 결정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 수 없었다. 설명회 자리에서 해명을 들으니 그제서야 수긍은 됐지만 사전에 정확히 정보를 공유해 주지 않아서 생긴 착각이라는 생각에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여러 곳에서 예상치 못했던 파열음이 나는 실상에 대해 업체관계자들과 시민단체의 주장, 시민들의 우려에 대한 광양시와 LF스퀘어의 입장을 들어봤다.

지역의류업체들 “누굴 위한 LF광양점”
지역시민단체 “노력 발언은 명분 쌓기”

오는 12월 23일 개장을 목표로 약 60%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는 LF스퀘어는 당초 광양 시민들이 100개 점포의 대리점주 등으로 우선입점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광양시는 지역 의류 업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약 70여개 업체가 입점대상이며, 이중 50여개 업체가 입점이 가능하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대부분의 지역 의류 업체들은 자신들이 현재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를 그대로 갖고 입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입점을 불과 3개월 앞 둔 상황에다 설상가상으로 입점 일정 상 10월 말까지 불과 한달여 내에 브랜드를 확정해야 하는 상황, 그것도 자신들의 브랜드로 입점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그동안 참고 있던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상황이다.

광양지역 기존 의류브랜드 점포 관계자들은 “LF스퀘어에 입점하게 될 브랜드 대부분이 브랜드 본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매장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초 LF 측의 지역상인 우선입점 약속이 지금은 ‘브랜드 본사가 입점자를 정하기 때문에 LF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입장으로 바뀌어 우선 입점 약속은 이미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또한 “어엿한 메이저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 벌써 3~4곳 매장이 영업부진과 LF 입점 좌절로 문을 닫았다”며 “다음 달에는 또 얼마나 많은 동료 상인들이 문을 닫게 될지 모르는 참담한 현실이 광양시 중심상권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광양아웃렛이냐”고 토로했다.

지난 20일 광양 지역 ‘의류업 종사자 실태 파악’ 설문조사를 통해 91%가 LF아웃렛 개장 이후 지역상권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설문결과를 발표했던 광양참여연대가 23일에는 ‘광양시와 LF네트웍스는 지역민을 위한 실속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했다.

광양참여연대는 성명서를 통해 “지역업체 우선입점은 LF의 개장 이후 지역 상권이 몰락할 것이라는 위기감 속에 의류업을 지속하고 싶은 상인들의 최소한의 요구였다”며 “사전설명회에서 LF는 브랜드 본사와 점주와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건이 맞지 않으면 힘들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이는 결국 ‘노력했으나 안됐다’는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광양시 “지역상권보호와 상생 이끌 것”
LF “11월에 모두 확정, 지켜봐 달라”

상황이 이렇자 광양시는 “그동안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상생을 이끌기 위해 꾸준히 광양시민들의 요구사항을 수집해 LF측에 전달해 왔다”며 “특히 기존 지역 상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지역 건물주에게도 피해가지 않도록 세밀히 방안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상공인단체를 참여시키고, 전문기관인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연구원에 의뢰해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여 지역 상권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며 “또한 점포등록 신청과 동시에 제출할 ‘지역협력계획서’와 ‘상권영향평가서’도 철저한 검증할 방침으로 이를 위해 기존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선 김해시와 양주시 등을 찾아 벤치마킹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역 요구사항 전달과 관련해서는 △아웃도어 등 지역업체 우선 입점 추진 △광양시민 우선 채용 △입점 후 실적이 저조해도 광양시민에 대해 3~5년 입주 보장 △유명브랜드 입점 노력 요구 △인테리어 비용 LF부담 △입점 후 수수료 인하 △광양점 현지법인화 △매출 3~5% 지역환원 및 출연 △부점장 현지인 채용 △유명 의류브랜드 공장 광양 입주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LF 광양점 관계자는 “광양 지역에서 이 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지 몰랐다”며 “지역민이 우려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역 상권 보호와 지역민 우선 입점 및 우선 채용에 대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입점 문제에 대해서는 브랜드 본사에 우선 입점권에 대해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입점은 해당 브랜드 본사가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 해당 본사와 어떻게 얘기가 진행되고 있는 지 파악하기 위해 현재 지역 해당 점주들과 1:1로 일일이 만나고 있다.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도 계약이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역 의류업체 점주들과의 협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광양읍과 중마동, LF에도 입점하는 중복브랜드를 1순위로 보고 접촉 중에 있고, 읍이나 중마동 등 한 곳과 중복되는 브랜드를 2순위로 보고 점주들과 협의 중에 있다”며 “브랜드 본사 내부적으로도 결정하기 힘든 부분일 것이다. 광양읍과 중마동에 중복브랜드가 있는 경우 각각의 입장이 결장 난 뒤 우리가 도와드릴 수 있지만, 두 점주 모두 하겠다고 할 때는 한쪽 점주에게 대체 브랜드를 제안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브랜드도 아닌 LG패션 계열의 브랜드들도 직영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 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LG패션 계열 브랜드의 직영과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고심 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 더불어 S사, E사 K사 등 경쟁 메이저 브랜드 입점도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9~10월까지는 브랜드 확정 시기이고, 11월이 되면 모든 게 확정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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