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17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 3대 광산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본정마을, 이 마을은 그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노거수 들이 많다. 아직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은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 400년 이상의 세월을 나이테에 숨겨 뒀다.

본정마을 보호수 관리자이자, 이 마을 이장인 고영석 씨에게 지정번호‘ 15-5-1-16’인 마을 회관 옆 느티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 마을에는 할아버지 당산나무와 할머니 당산나무가 있다.

이 느티나무는‘ 할머니 당산나무’라고 불리며, 정월 초하룻날 자시가 되면 이장이 마을 주민들을 대표해서 이 두 나무에 제를 올린다. 이 때문에 할머니 당산 나무 앞에는 자연석 제단이 마련돼 있다. 제를 지내고 나면 제물을 나무 인근 땅에 묻는 의식도 행한다고 한다.

고 영석 이장은“ 6.25때 인민군들이 나무에 전투에 사용되는 무기며 차량 등을 숨겼다. 6월이나 7월이 되면 녹음이 우거지니 미군 비행 폭격 시, 숨겨둔 무기와 차량은 폭격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 당산 나무에도 그 당시 무기를 감추는데 이용됐다”며“ 우리는 보지 못한 그때 그 장면들이 나무 속 어딘가에 생생하게 흐르고 있을 테고,그보다 더 이전의 일들도 할머니당산나무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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