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19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옛 섬거역 터에는 양 옆으로 지정번호 15-5-5-4(500여년), 지 정 번 호 15-5-5-5(400여년)인 커다란 느티나무 두 그루가 기개를 뽐내며 서 있다.

그 가운데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설치돼 있는데, 주민들은 때때로 이곳에 모여 함께 먹거리를 나누고 잠시 쉬기도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그늘 밑에서 이야기꽃이 피어난다.

과거 이 마을은 섣달 그믐께에 각각 따로‘ 제관’과‘ 축관’을 두며‘ 이장’은 제물을 준비, 현재 제단이 설치대 있는 나무에서 당산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들 3인은 자신의 집에 금줄을 치고 3일간 기우해야 하며 산소에도 갈 수 없고 세배를 받거나 할 수 없는데 제사가 끝나는 즉시 이러한 근신이 풀렸다.

제사음식은 일부는 땅에 묻고 나머지는 나눠 먹는데 오래 전에 땅에 묻은 음식이 파헤쳐진 일이 있어 산신령이 한 일로 믿고 다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러한‘ 동제’는 현대에 와서 간소화 됐지만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제의가 끝나면 농악대가 마을을 돌며 풍물을 쳤는데 이제는 농악대의 풍물 굿도 사라졌다.

엄기웅 섬거마을 이장은“ 옛 섬거역 자리로 책을 찾아보면 고려태조 때 섬거역이 설치 됐다는 기록이 있으니 아마 우리마을도 그 때쯤 형성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여기 있는 나무들은 오래시간 마을을 수호하고 주민들에게는 든든한 마음의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