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_ 20

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 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광양읍 도월길, 구불거리는 마을 안길을 따라 들어서면 커다란 아름드리 느티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왼편에는 월평 회관이, 오른 편에는 우산각이 마련돼 있다. 사람들이 드나드는 길목에 위치한 이 노거수는 지난 2009년 보호수로 지정됐다.

3미터에 가까운 나무 둘레에는 300여년의 역사가 숨겨져 있다. 지정번호 15-5-1-30의 이 느티나무 밑에는 주민들이 그늘에서 쉬기 위해 마련해 둔 평상이 두 개 놓여 있다.

주민 한 사람은 “요즘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렇지 나무 밑에 앉아쉬고 있으면 주민들이 한사람 두 사람씩 모여든다. 또 요 앞 길 따라 올라가면 다른 마을이 나오는데 그 마을 주민들과 오고가며 이 곳에 잠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한 사람은 “나무에 얽힌 이야기나 사연은 잘 모르지만 나무 그늘 밑에서 나누는 사연은 많은 편”이라며 “누구네집 아들이 이번에 장가를 들고, 누구네 집 딸이 이번에 아들을 낳고. 우리는 나무에 대해 잘 몰라도 나무는 우리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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