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갑자기 마련된 단장자리에 ‘의구심’

지난 2013년 2월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김영훈 前단장 이후 없어진 전남드래곤즈 단장 직이 다시 부활한 것을 두고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자로 정경환 前시의원이 지역협력단장이라는 직함으로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임 정 단장은 사장 보좌와 지역협력 및 마케팅, 관중 동원 등 주로 매출과 관련된 역할을 맡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신임 정 단장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전남은 매출 하락에 대한 부담 등으로 지역 인사를 다시 선임해 매출 신장 꾀한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전남의 입장은 2013년 당시 이성웅 시장과 우윤근 국회의원이 “단장직은 지역정서상 화합과 협력을 위해 필요한 자리”라며 ‘단장직 폐지’를 반대했고, 지역민들 역시 폐지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지만 결국 단장직을 폐지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전남은 사장과 감독, 사무국장 체제로도 구단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고, 단장과 관련해 선임이나 역할 미미 등 잡음이 많다는 이유 등을 들며, 그동안 지역협력 차원이라는 명분으로 지역인사를 단장으로 선임했던 관례를 폐지했었다.

특히 올해 초 광양시가 서기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리더과정 교육 대상자 선발로 내홍을 겪을 당시, 정 시장이 전남드래곤즈에 자리를 마련해 2년에서 최대 4년 근무를 보장하는 조건을 제시하며 한 서기관에게 명퇴를 제안했을 때까지만 해도 전남드래곤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딱 잡아뗐었다.

이랬던 전남이 3년여 만에 ‘단장직 부활’이라는 갑작스런 입장 변화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전남의 단장직 부활은 정현복 시장이 프로구단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데 꼭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는 후문이다.

또 신임 정 단장의 선임과 관련해서는, 전남이 시체육회에 적당한 인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해 과거 광양군과 동광양시가 시ㆍ군을 통합할 당시 초대 통합시체육회 상임부회장을 지낸 정 신임 단장이 추천됐다는 이야기다.

이에 대한 한 시민은 “그처럼 완강하게 단장은 더 이상 필요치 않다던 전남이 갑자기 단장자리를 내준 것에 대해 여러 의구심이 든다”며 “정말 단장이 필요했다면 전남에서 먼저 요청이 있었을 것인데, 시에서 전남에 요구한 것이라면 이것 자체가 압력 행사라고 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또 “나라전체를 어지럽히고 있는 박근혜 게이트의 시작도 측근 챙기기와 권한남용에서 시작됐을 것”이라며 “시민의 ‘머슴’이길 자처했던 위정자들이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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