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환 순천제일대 교수

2016년 한글날이 많이 지났지만 현재 우리에게 있어서 국가의 정체성은 언어다라는 것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

요즘 대부분의 국민들이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주변에서 대통령을 구속하라면서 이게 나라냐하고 좌절감에 빠져 있다. 아마도 그것은 한때 나라를 잃었던 상실감과 같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엉망이다.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우리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이런 이유로 작금의 상황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과 이번 사태에 대하여 현정권을 질타하고 있다. 제기된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원적인 것에 대한 반성을 통한 각성도 우리에게는 매우 필요하다. 그러므로 그동안 정책적 오판으로 시나브로 무너져간 우리의 정체성과 우리라는 것들을 회복해야 한다. 그것에 대한 하나가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다. 우리말을 사용 못하게 하였던 일제 강점기를 제외하고 세계화란 명목으로 영어 사용을 강제 강요하고 있는 것이 우리 실정이다.

한때 우리사회에서는 한글사용이 한글사랑으로 오인된 적도 있다. 그 당시 정부의 슬로건 중하는 한국적 민주주의의 토착화였다. 정부와 학교에서는 외래어와 외국어, 한자와 한문을 구분하여 한글을 사용을 강제하는 것이 한글사랑이라 강제하였다.

외국산 담배를 피거나 술을 마시는 것도 범죄에 해당되어 처벌한 적도 있었다.

수출의 증가는 상대적으로 수입의 증가를 가져왔고 품목은 다양화되어 담배와 술도 허용되었다. 이런 수입품들은 우리의 상품들의 이름까지 그 고유성을 상실시켰다. 한글사랑에 있어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그 당시에 유신정권이 생각한 민주주의였다. 이런 지독한 한글사랑은 이런 배경 하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보편적 민주주의 하에서 한글사랑이란 한글을 잘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결코 한글사용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세계화시대에 이는 진실로 걸맞지 않은 발상이다. 문제는 지독한 한글사랑과 외국어 남용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한글사용을 의무처럼 여긴 적이 있었다. 그것은 학교 그리고 길거리 간판이나 상표이름 등 공공성이 있는 것은 한글로서 표기하였다.

아마도 지금은 여긴 적도 있었다로 표현해야 할 것이다.

매년 한글날이면 한글에 대한 행사가 열린다. 한글날에 다가오면 몇 가지 추억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시절 한글날에 그 당시 창덕궁에서 글짓기 대회에 참여하였던 기억이 난다. 과거 40여년 전 외래어를 추방하자던 운동 그리고 외래어 사용에 대한 벌금을 부과하였던 생각도 난다.

지금은 외래어 특히 영어를 사용하는 것이 폼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그 때에는 쓸데없는 행위로 간주되기도 하였다. 그 격세지감은 세월의 흐름과는 다른 것임에도 시대의 변화에 적응은 외래어와 외국어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였음을 의미한다. 그런 소통부재적이고 강제적인 정책이 항상 부작용을 낳는다는 것은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는 의미로서 작금의 박근혜 정부의 부조리의 토대일 것이다.

손자병법이 군사전략이나 병사에 관한 배치를 논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말에 대한 감사와 의사소통과 표현방식, 우리말의 배치에 대한 깊은 고민은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매주 열리고 있는 박근혜 퇴진운동 시위에서 다시 한번 우리 국민들의 삶의 보람과 통합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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