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의 추억, 순간을 바라보다 - 5

누구라도 고이 보관된 소중한 시간을 지면에 싣고 그 안에 담긴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광양시민신문’은 <아날로그의 추억, 순간을 바라보다>를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낭만에 젖은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선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 4, 50년 됐을까? 햇살 좋은 봄날이었어. 계모임에서 부부동반으로 여행을 갔었어. 이 사진은 충렬사 앞에서 찍은 사진이고”라며 김금덕(76) 어르신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김금덕씨 부부의 어느 봄 날, 충렬사 앞에서.

김 씨는“ 우리 집 아저씨 참 멋지지. 인물도 출중하고 멋쟁이였어.

봄날처럼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너무 일찍이 내 곁을 떠났어”라며“ 하지만 4남매가 있어 슬픔보다는 기쁨의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왔지”라고 말했다.

항상 그리운 것들은 아득히 멀리 있다. 이제 흑백의 사진을 들고 그 날을 바라본다. 눈 깜짝한 동안 시간이 너무 빠르게 스쳐 지나가버린 것만 같다.

김 씨는“ 부모들 마음은 매 한 가지일거야. 더도 덜도 없어. 자식들 건강히 잘사는 거 그거 하나 바람으로 안고 하루하루 사는 거지. 이제 뭘 더 욕심 내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제는 기억마저도 색이 바랬다.

그 시절 나이도 정확히 가늠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사진을 매만지던 김 씨의 손길이 잠시 멈췄고 이어“ 지금은 곁에 없지만 멋스럽고 곱게 차려입고 그와 보낸 이날의 추억은 영원히 봄날이야”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사진은 중마노인복지관에서 진행 중인 ‘뇌건강프로젝트- 회상요법’에 이용된 사진으로, 수강생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