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생활 안정위한 방음벽 설치시급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에 열차가 지나기 시작하면서 소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막심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광양읍 덕례리 무선마을은 현재 35가구 5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 앞 전답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살고 있다. 마을 주민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약 2년 전, 광양역을 현재의 도월리로 이전하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순천-광양간 국도변에 있던 철도가 마을 200여m 앞으로 옮겨졌고 지난해 5월부터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무선마을의 고통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하루 종일 열차 지나가는 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견디다 못한 마을주민들은 민원을 제기했지만 소음측정 결과 열차소음ㆍ진동이 기준치 이내라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한 마을주민은 “자다가 기차소리에 놀라 잠을 깬 적이 부지기수라며 방음벽을 설치해 주든지 좀 살살 다니든지 해 달라”고 하소연 했다.

또 한 주민은 “깊은 잠을 잘 수 없어 미칠 지경”이라며 “이제 돌 지난 손자도 기차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 제대로 재울 수 없는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선마을 앞을 지나는 여객열차와 화물열차의 상ㆍ하행 운행은 하루 69차례에 이른다.

여객 열차나 빈 화물열차가 지나갈 때는 그나마 조금 소음이 덜하지만 화물을 가득 실은 열차의 소음은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크다.

특히 마을이 광양역과 불과 1km 정도 떨어져 있고 마을 앞을 지나 순천역 방면으로 가는 철로가 오르막이라 열차가 추진력을 최대로 올리기 때문에 더욱 큰 소음을 내고 있다.

2년 전 철도공사가 시작됐을 때 마을주민들은 철도공사를 반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순박한 마을주민들은 나라에서 하는 공사를 반대하면 되겠냐는 공사업체의 설득에 반대를 멈췄다. 대신 방음벽이라도 설치해 달라는 요구에는 아직 기차도 지나가지 않는데 방음벽이 왜 필요하냐며, 기차가 다니게 되면 그때 결정을 하자고 하는 말에 또 한 번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는데 어쩔 수가 있냐”며 “그냥 감수하고 살아야지”라고 말하는 한 마을주민의 넋두리가 애처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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