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30

매티재(탄치고개)를 지날 때 마다 마을 안 쪽에 넓게 가지 뻗은 나무 한 그루가 매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비평리 탄치마을의 정자나무인 ‘지정번호 15-5-5-7’ 느티나무의 수령은 대략 180여년 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닥이 콘크리트로 포장이 돼 나무의 생장이 비교적 안정적이지 않아 보였으며, 수간 역시 부패가 진행돼 여러 번 시술한 흔적이 있었다.

이 느티나무는 주민들에게는 여름철 시원한 나무그늘을 제공함으로써 쉼터의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새들에게도 안락한 주거공간이 돼 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무 곳곳에 새들의 보금자리가 눈에 띄었다.

마을 주민 한 사람은 “사람도 아니고 애정을 쏟고 기른 동물도 아니다. 특별히 돌보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주민들과 해온 세월이 있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나무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며 “건강하게 앞으로도 오랜 시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금은 앙상한 가지만 남았지만 곧 따뜻한 봄이 오고 새 순이 돋아 오를 것이다. 마을에도 새 잎들처럼 좋은 일들이 돋아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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