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라도 고이 보관된 소중한 시간을 지면에 싣고 그 안에 담긴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광양시민신문’은 <아날로그의 추억, 순간을 바라보다>를 통해 기성세대에게는 낭만에 젖은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선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더도 덜도 아닌 스무 살, 얼마나 기다렸던가. 왜 그리 더디게 오는 것만 같았을까.

74년 2월 6일,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9명의 친구들은 사진관으로 향했다.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해도‘ 우정’ 만큼은 변치 말자는‘ 약속’을 사진에 담았다.

앨범 속에 파묻혀 있던 그 날의 추억을 꺼내든 정정진(63)씨는“ 내게도 스무 살이 있었던 것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세월이 지났지만 스무 살의 시간들이 내게 주던 설렘은 잊을 수가 없어”라고 말했다. 웃음도 많았고, 눈물도 많았다.

셀 수 없이 많은 고민들로 밤을 지새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이만큼 시간이 지나 되돌아보니, 순간순간이 눈부시게 찬란했다. “얼마 전에 텔레비전에서 영화 써니를 봤어. 보는 내내 내 어린 시절 이야기 같아 친구들 생각이 많이 났어. 곱고 고왔던 나의 친구들.

‘정진아!’ 하고 내 이름을 정겹게 불러주던 나의 친구들. 다들 잘 살고 있을까”하고 말하는 정씨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정씨는“ 사진을 한 장씩 나눠가졌어. 친구들도 어느 날 앨범을 펼치고 우리의 스무 살을 추억하겠지? 그 속에서 우리는 영원히 꿈 많던 스무 살로 살 테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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