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람 기자의 호루라기

신문사 창간 준비로 바쁜 요즘, 임산부와 관련된 기획을 맡은 기자는 지인을 통해 혹은 광양읍보건소 등을 다니며 임산부를 만났다. 읍 보건소에서 인터뷰 요청을 위해 한 산모에게 다가갔다. 산모의 오른손에는 휴대전화가 왼 손에는 ‘산모 신생아 도우미 지원 제공기관’이라고 적힌 종이가 들려 있었다.

산모는 기자에게 “잠시만요”라는 말을 건넨 뒤 안내문에 적힌 순서대로 전화를 걸었다.

대화가 이어지지도 않은 전화를 끊고 다시 걸고를 반복 한 뒤 산모는 그제야 숨을 돌렸다. 도우미 지원 제공 기관을 겨우 찾은 것이다.

안내문을 살펴보면 광양시 산모가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은 광양에서는 두 곳 광양자활센터와 광양YWCA, 순천은 참사랑어머니회 순천자활, 해피케어, 산모도우미 119, 슈퍼맘 총 7곳에서 지원이 가능하다고 나와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광양자활센터는 이미 지원이 끝난 상황이었으며, 광양YWCA(24일 오후 2시10)는 불통, 해피케어는 없는 번호였다고 했다. 산모는 종료가 된 곳은 미리 빼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기자에게 하소연을 했다.

이런 상황을 보건소 관계자에서 말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어차피 구했고, 말해서 뭐하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불편함을 호소해야 시도 알아주고 개선할 건 개선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글쎄, 해 봐도 별 소용없는 것들이 많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답에 납득이 가지 않았다. 말해봤자 별 소용이 없었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는다는 시민의식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소통의 창구이자 시민들을 위해 항상 열려있다는 시는 시민들과 어디로 소통을 하고 있는지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었다.

보건소는 도우미 지원을 받기 위해 오는 산모들에게 기관이 적힌 종이를 건네기 전에 시민이 말하지 않아도 먼저 관리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우미 지원 사업과 관련해 더 연계 시킬 기관은 없는지 확인해보고 알아봐주면 얼마나 좋을까. 민원이나 매체를 통해서가 아니라 말이다.

기자랑 이야기를 나눈 산모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혼자 중마동 호반 아파트에서 읍까지 택시를 타고 왔다고 한다. 택시비도 저렴하지 않은 것도 짜증이지만, 읍까지 와서 신청을 해야 한다는 불편함까지 감수해야했다. 게다가 “종료됐습니다” 혹은 연결되지 않는 전화를 붙들고 있는 기분은 어땠을까. 산모에게 물었다.

그래도 광양은 아이를 낳으면 지원도 많고 양육하기 괜찮지 않나요? 산모가 하는 대답. 기자가 직접 여기서 아이 낳고 길러보세요. 그럼 알겁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