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를 한지 한 달이 다돼 가지만 우리에겐 또 다른 설이 있으니, 설 명절이 돼야 비로소 세배도 하고, 새해 덕담도 나누며, 한 해의 새 희망을 얘기한다.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박민주 햇빛마을주간보호센터장은 “광양시가 비장애인들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 이경철(54) 떡마루 대표는 “시 경제가 잘 돌아가길”, 방정숙(70) 할머니는 “손님이 많아져서 장사나 잘 됐으면”, 유준혁 학생은 “함께 꿈꾸고 행복한 학교생활”이 되길 바랬다.
박정숙 전남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광양으로 가자’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보육재단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길”기대했으며, 동광양농협 제20기 주부대학 동창생들은 “2017년에도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기 위해 봉사활동을 더 활발히 이어갈 것”을 약속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들의 소해 소망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박민주 햇빛마을주간보호센터장

“지적발달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이뤄주는 것”

신체적ㆍ정신적 장애로 혼자서는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중증 장애인에게 활동지원을 제공하고 자립생활과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햇빛마을주간보호센터’의 박민주 센터장.

그는 오래전부터 소망하고 계획 해왔던 ‘지적발달장애인 자립지원센터ㆍ직업훈련시설’을 개소해 보다 질 좋은 활동 지원과 지적발달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이뤄주는 것이 올해 소망이다.

박 센터장은 “지적발달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영역과 달리 자립을 위해서는 그들만의 특성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햇빛마을주간보호센터는 4년 전부터 자립위한 프로그램으로 바리스타와 제과ㆍ제빵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작업장 마련의 여건이 안 돼 타 시설을 빌려서 이용했지만 이동과 비장애인들의 잘못된 인식 등으로 교육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때문에 교육을 할 수 있는 작업장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추진하고 있지만 장소 확보부터 시설확충 등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박 센터장은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은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새로운 삶’을 선물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처럼 올해에도 지적발달장애인들의 권리 신장, 삶의 질 증진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또 장애인 가족들의 부담과 걱정을 줄이고자 후원인을 찾아 발로 뛸 생각이다.

박 센터장은 “광양시가 비장애인들만을 위한 도시가 아니라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됐으면 좋겠다”며 “지적발달장애에 대한 인식이 작년보다 더 나아지고 복지면에서도 좀 더 발전 할 수 있는 계기의 정유년이 되길 바라고 이뤄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박정숙 전남가정어린이집연합회장, 광양시어린이집연합회장

“아이, 학부모, 보육 교직원이 만족하는 보육서비스 기대”

광양시가 전국 최초로 올해 ‘어린이복지재단’을 설립해 그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으로 학부모와 보육교직원들의 기대가 크다.

광양시어린이집연합회, 전남가정어린이집연합회의 박정숙 회장에게 올해의 소망을 묻자 “보육재단이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는 첫 해인 만큼, 처음의 취지를 잊지 않고 제대로 된 운영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 보육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서울을 시작으로 타 지자체에서는 ‘무상임대 국공립 어린이집’ 개원을 발 빠르게 준비해 개원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며 “맞벌이 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지나치게 민간 의존적인 어린이집 현황에 대한 구조개선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 된다”고 말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국공립 어린이집을 새로 설립하기에는 부지조성, 건축, 시설 확충까지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무상임대 국공립어린이집은 소요 예산도 적어 많은 지자체에서 학부모들의 수요에 맞춰 확보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회장은 “무상임대 국공립어린이집의 확충으로 지역 내 균등하게 국공립어린이집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 광양’의 슬로건처럼 지역민들이 거는 ‘보육’에 대한 기대에 부흥하고 더 나아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광양으로 가자’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보육재단이 마중물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유준혁 학생(백운고등학교 3)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이 될 것”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에는 걱정이 가득이다. 유준혁 학생에게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더 각별하다. 고3 이기 때문이다.

해야 할 공부도 많고, 잘해내고 싶은 것도 많다. 공부를 하다 잠이 올 때면 의자에서 일어나 서서 책을 읽는다. 주말에는 친구들과 공도 찬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준혁 학생은 올해 수능을 본다. 그의 목표는 경찰이 되는 것. 그는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시민들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 일하고 싶다고 한다.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예비 고3 유준혁 학생을 광양공공도서관에서 만났다.

그는 “고3 이 이렇게 무겁게 느껴질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꿈을 향해 가는 마지막 계단이기 때문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하는 준혁 학생의 야무짐은 친구와 후배들에게도 인정받았다.

현재 전교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는 “학생들이 더 행복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회장으로 맡은 임무를 열심히 해내는 것 또한 올해 새해 계획 중 하나”라며 “어느 하나 게을리 하지 않기 위해 꾸준히 체력 관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이제 반 학기 밖에 남지 않은 부회장직과 안녕을 하려니 아쉬움이 남는다. 준혁 학생은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는 것이 즐겁다”며 “학교를 위해 일을 한다는 자부심도 강하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후배가 아름다운 꿈을 꾸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길 바란다는 준혁 학생. 그는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어떤 것이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1년 뒤 오늘은 승리의 브이를 날리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 이경철(54) 떡쟁이 대표

“테마가 넘치는 광양이 됐으면”

대표설을 맞아 주문 떡을 만들기 한창인 이경철 떡쟁이대표. 보기도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그의 손에서 태어나는 떡은 쫀득쫀득하면서 고소함이 더욱 오래간다.

이 대표의 올해 소망은 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문화와 관광에 조금 더 힘을 기울이는 것. 이 대표는 쉬는 날이면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자주 다닌다.

부산, 통영, 대구 등 전국 각지를 다닌다.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떠난 여행도 있고, 오롯이 산을 오르기 위해 떠난 여행도 있다.

하지만 여행의 참 맛은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 아닌가. 그럴 때마다 이 대표는 관광지로 형성이 잘 되 있는 곳을 방문하면 부럽기도 하고 광양 관광지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이 대표는 “광양매화축제, 백운산, 섬진강 등 큼지막한 관광지와 축제가 있는 것은 좋지만, 사계절 내내 광양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테마가 부족하다”며 “특히 싼 값에 배불리 즐길만한 다양한 먹거리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가 특히 아쉬운 것은 ‘회센터’다.

그는 “광양에는 작고 큰 시장이 참 많은데, 저렴하면서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회를 파는 곳은 따로 없다”며 “터무니없이 비싼 집이 난무하는데, 막상 가서 먹어보면 실망을 한 적이 많다. 그런 곳에 관광객들이 가게 되면 광양을 또 오고 싶겠느냐”며 안타까운 내색을 보였다.

가족 건강, 수능 대박, 복권 당첨 등 많고 많은 소망 중 ‘시 발전’ 이라는 가장 인상 깊은 소망을 건넨 이 대표. 이 대표는 “시 경제가 잘 돌아가야 장사하는 나도 잘 되는 거고, 서로 잘돼야 서로 기쁜 법”이라며 “이렇게 힘든 시기일수록 시가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고 새해 소망을 전했다.

▲ 중마시장 방정숙(70) 할머니

“돈 많이 벌어서 손주한테 용돈 많이 주고파”

중마시장에서 채소 장사를 하는 방정숙 할머니는 전통시장 침체기를 묵묵히 견디며 송대관의 노래처럼 ‘쨍-하고 해뜰날’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가 안 좋다보니 식당 손님도 줄고, 덩달아 채소 판매량도 많이 줄었다. 겨울철이라 채소 값도 많이 올라서 사람들의 씀씀이도 작아졌다.

방정숙 할머니는 “이 나이 먹고 소망이 뭐가 있겠냐만은, 손님이나 좀 많아져서 장사나 잘 됐으면 좋겠네”라며 “많이도 말고 1년에 딱 3천만원만 팔았으면 좋겄어”라고 이야기했다.

매일 아침 5시 30분, 꼭두새벽에 나와 저녁 8시까지 종일 자리를 지키며 채소를 파는 할머니.

쉬셔도 되는 나이일 텐데 왜 그리 열심이냐 물었더니 “계속 일해야 손주한테 용돈 줄 수 있지”라고 말하며 활짝 웃으신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그렇듯이 방정숙 할머니에게 보물 1호는 단연 ‘손자’다.

손자 이야기를 물으니 할머니가 하던 일도 멈추고 핸드폰을 꺼내 보여주신다. 핸드폰 바탕에는 제복을 멋지게 차려입은 한 청년이 할머니와 닮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방정숙 할머니의 손자는 올해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5주 동안 훈련에 들어갔다.

방정숙 할머니는 “손주만 생각하면 힘이 불끈 나. 즐거워 죽겠어”라며 “그놈만 생각하면 장사는 암 것도 아냐. 힘든 것도 싹 가셔”라고 말했다.

이어 “손주가 건강하고 잘 됐으면 좋겠어. 5주 동안 훈련을 한다는데 다치지 말고 잘 마치고 나오길 바래”라며 “항상 보고 싶어. 이 엄동설한에 훈련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라며 손자의 무사건강을 빌었다.

▲ 동광양농협 제20기 주부대학 동창생들(김옥미(59) 강재옥(55) 박정희(63) 김영선(52))

“정치하시는 분들, 올해는 제발 좀 성숙해지길!”

동광양농협 주부대학에서 만난 4명의 친구들은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매일 놀러만 다니다 어느새 절친이 됐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도 틈만 나면 아지트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누군가 한 명이 따뜻한 수정과를 정성스레 달여 오면, 더 이상 바랄 것도 없다. 차 한 잔을 기울이며 인생이야기, 가족이야기,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면 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 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김옥미(59) 씨는 “올해는 나라가 안정되고 경제사정이 나아져서 소규모 기업들이 편안하게 경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포스코도 어서 활력을 되찾아서 주변의 중소기업도 잘 살고, 나아가 광양시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광양시에서도 소규모 기업을 위한 지원을 더 늘려서 정말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광양’이 됐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사업에 열중하는 남편이 건강하길 바란다”이라고 말했다.

강재옥(55) 씨는 “정치하시는 분들이 제발 좀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그분들을 보면 너무 유치하기 짝이 없다”며 일침을 놓았다.

국수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정희(63) 씨는 “올해는 사람들이 국수를 많이 드시러 오셨으면 좋겠다”며 “또 2017년에는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해서 살을 빼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영선(52) 씨는 “동광양농협 주부대학 20기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며 “동창생들이 모두 다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20기 주부대학 동창생들, 일명 고주부(고향을 생각하는 주부들의 모임) 회원들은 2017년에도 이웃에게 따뜻한 온정을 베풀기 위해 봉사활동을 더 활발히 이어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