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준의 별 이야기_ 67

얼마 전 조선 영조ㆍ정조 시대의 화가 신윤복이 그린 월하정인이라는 그림 속 달의 모습에 대해 지인과 이야기를 했는데, 아래위가 뒤바뀐 초승달의 모습을 전혀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고, 초승달로 알고 있었습니다.

월하정인 속의 달 모양은 월식일 때 나타나는 모습이라, 그것이 단서가 돼 그 그림이 정확히 언제 그려진 것인지 알아낼 수 있었던 것인데~~~. 그래서, 달 모양과 이름을 정리해봤습니다.

초승달은 새로 생겨난 달이라는 뜻에서 초생달이라고도 부르는데, 이승ㆍ저승과 같이 생을 승으로도 읽으므로, 현재는 초승달이 표준어라 합니다. 이름처럼 음력으로 2~3일까지의 달을 초승달이라 하지만, 반달(상현달)이 되기 전까지의 달을 초승달이라 통칭하기도 합니다. 초승달은 저녁6시경 서쪽하늘에 잠시 보이다 서쪽으로 넘어가므로, 사실상 낮에 하루 종일 하늘에 떠 있었던 셈입니다. 그러므로 오후3~4시경 자세히 보면 서쪽하늘 높이서 볼 수 있습니다.

상현(上弦)달은 음력 7~8일에 뜨는 달입니다. 저녁 6시경 남쪽하늘에 오른쪽 절반만 보이는 모습(활 모양)으로 높이 떠있고, 해가져 자정이 되면 서쪽하늘로 넘어갑니다. 즉, 해가진 후 저녁시간 내내 서쪽하늘에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이다가, 서쪽으로 지기 직전의 모습이“ 아래로 둥근 활의 모습이며, 활의 줄(弦현)이 위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하여 상현달이라 부릅니다. 상현달은 한낮에 동쪽에서 떠, 자정에 서쪽으로 집니다.

보름달은 누구나 잘 아시죠? 음력15일에 뜨는 달이고, 저녁에 동쪽에서 떠, 새벽에 서쪽으로 집니다. 즉, 밤새도록 보입니다.

하현(下弦)달은 음력 22~23일에 뜨는 달입니다. 새벽 6시경 남쪽하늘 높이에 보입니다. 즉, 자정에 동쪽에서 떠, 한낮에 서쪽으로 집니다. 그런데 하현달은 주로 새벽에 동쪽하늘에 왼쪽으로 비스듬히 누워있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해가 뜬 오전에는 서쪽하늘에 위쪽이 둥근 모습으로 보이다가, 정오경 서쪽으로 집니다. 이렇게 정오경 서쪽으로 질때의 모습이“ 위로 둥근 활의 모습이며, 활의 줄(弦현)이 아래를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하여 하현달이라 부릅니다.

그믐달은 음력29일에 뜨는 달입니다. 초승달과 마찬가지로 아래가 밝은 눈썹 모양을 하고 있지만, 새벽에 동쪽에서 뜨자마자 햇빛 때문에 보이질 않게 되고, 해와 함께 저녁에 서쪽으로지므로, 관측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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