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34

마을 언덕 빼기에 자리하고 있는 운평리 330여년 된 느티나무는 고요한 농촌마을 풍경에 운치를 더하고 있다.

‘지정번호 15-5-3-7’인 이 나무는 여름철이면 그늘을 선사해 정자목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됐으며, 나무 둘레는 5.3m, 수고는 18m 정도로 나타났다.

나무 앞에서 기억을 가다듬던 상운마을 주민은 “옛날부터 느티나무에 정성을 다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해 자식 없는 여자들은 자식을 갖고자 빌었다”며 “또 마을에 경사가 생기려면 느티나무가 밤에 빛을 낸다는 이야기들을 웃어른들을 통해 들은 적이 있고,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나무가 미리 알고 운다고 ‘운나무’란 이름도 붙었다”고 말했다.

또 “옛날 어느 책에 보면 느티나무 세 그루를 중문 안에 심으면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고 도적의 침입을 막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만큼 느티나무는 신성하고 귀하게 취급받았다”며 “어릴 때부터 느티나무 가지를 꺾으면 흉을 입는다고 어른들이 못하게 했던 기억이 나는데, 이런 이유 때문인지 광양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느티나무 노거수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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