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로 정을 나누고 더불어 사는

산책하러 나온 주민들이 해안도로를 따라 펼쳐진 여유로운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금호동 10통(백합아파트) 김미숙 통장(58)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인 금당 어버이집으로 향하는 길, 빨간색 벽돌의 지붕과 잘 정돈된 조경들이 주는 아늑함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 금호동 10통 백합아파트 김미숙 통장

‘친근한 언니’ 같은 이미지로 다른 통장들에게 인기 만점인 김 통장은 제 8대 광양시 이ㆍ통장 협의회 부지회장으로 취임을 앞두고 있으며, 금호동협의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고향은 광주지만, 결혼 후 88년도부터 현재까지 광양에 쭉 거주해왔다. 오랜만에 광주에 사는 동창들을 만나면 김 통장의 ‘광양자랑’에 “광양사람 다 됐다”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김 통장은 “예전에는 금호동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나 광양시의 정책 등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통장직을 맡게 되면서부터 내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며 “얼굴도 잘 모르던 이웃들과도 이제는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그렇다보니 이 일에 더 보람과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백합아파트는 총 50동으로 이뤄졌는데, 그 중 10통은 15동부터 32동으로 245세대가 살고 있다. 해안산책로를 비롯해 스포츠ㆍ레저 시설을 즐기기 용이 하며, ‘몰 오브 광양’이 입주하게 됨으로써 쇼핑ㆍ문화시설 확충에 주민들의 기대가 높다.

금호동 통장으로 활동 하던 친구의 권유로 시작한 통장직이 어느새 3년차에 접어들었다. 시작부터 금호동 통장 협의회 총무, 다음해에는 부회장, 올해에는 회장을 맡게 됐다.

함께 자리한 박정미 통장(1통)은 “추진력 있게 모든 일을 해나가고 평소에는 배려심 많고 한 없이 따뜻하지만 어떤 일을 결정해야 할 때는 카리스마 있는 결단력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그런 점 때문에 믿고 의지하고 함께 의논해 나간다”고 말했다.

이에 김 통장은 “어려서부터 도시에서만 생활하다 보니 자기위주의 생활습관과 공동체 의식이 부족했던 것 같다. 하지만 통장을 하게 되면서 타인에 눈을 돌리게 되고 이웃과 함께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배우게 됐다”며 “이 일은 내게 주민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선물했고, 정을 나누고 더불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어렵거나 힘든 점도 많이 있었다. 이제 막 통장직을 맡기 시작했을 때에는 주민들을 직접 만나 작성해야 하는 서류 때문에 집을 방문하면 문을 열어주지 않아 그냥 돌아서야 했다. 서운함이 컸지만, 그때마다 주민들과 좀 더 가까워지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심했다. 뒤로 물러서기보다 먼저 인사를 건네고, 거울을 보며 ‘국보급 미소’를 연습해 주민들을 대했다. 이제는 그런 어려움도 많이 해소됐다.

김 통장은 “늦둥이 아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다보니 마음의 여유가 생겨 친구의 권유에 따라 통장직을 시작했는데, 일하다 보니 곳곳에 기쁨과 보람이 감춰져 있다”며 “좀 더 빨리 시작했다면 좀 더 많은 일을 하고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쉬운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통장직을 맡기 이전에는 전업주부의 역할에 충실하며 틈틈이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천주교 신자로 빈첸시오 활동을 통해 조손가정이나 독거노인가정에 반찬배달이나 생활용품 지원 등을 십여 년간 이어왔다. 또 제철고 도서관에서 지역 학생들을 위한 사서 봉사도 펼쳤다.

김 통장이 직접 만든 부침개와 두부김치를 안주삼아 어르신들과 함께 막걸리 타임을 가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그의 앞으로의 각오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올해 광양시 이ㆍ통장 협의회 부지회장을 맡게 됐다. 많이 부족하지만 서재삼 지회장님과 여러 선배 이ㆍ통장님들과 함께 이제는 금호동뿐만 아니라 더 나은 광양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어디서든 스스로 주인이 돼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된 근본이라는 ‘수처작주 입처개진’이란 말씀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행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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