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지 않을까요?”

민선6기 ‘아이 양육하기 좋은 행복수도 광양’ 정현복 시장이 내 놓은 공약 중 하나이다. 시민신문은 창간 5주년을 맞이해 출산을 앞두고 있는 예비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예비 엄마들은 시가 펼치고 있는 육아 정책에 주안점을 두고 아쉬운 점에 대해 주저 없이 이야기 했다. 엄마들은 이 시간을 통해 육아 지원 정책뿐 아니라 육아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에 대해 다양한 고충을 털어놨다. <편집자 주>

광양시 출산·영유아 정책은 무엇이 있나

갈수록 낮아지는 출산율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저출산 극복을 위해 지자체들의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광양시가 추진 중인 정책 첫 번째로는 출산장려금이다. 시는 출산장려금으로 최대 2천만 원이 지급된다. 첫째·둘째아이 출생 시 1백만 원과 돌을 맞이했을 때 1백만 원을 지급해 총 2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셋째는 출생 시 1백만 원 지급, 매년 1백만 원씩 4년간 지급해 총 5백만 원을 제공한다. 넷째 아이와 다섯째 아이는 각각 1천만 원과 2천만 원이 지급된다. 마찬가지로 출생 시 2백만 원을 주고 넷째 아이는 매년 2백만 원씩 4년간 지급하고, 다섯째 이상은 매년 9년간 200만원씩 받을 수 있다. 전남도내 실제 거주하는 자 기준으로 신생아 양육비는 30만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출생통계’에서 광양시 출생률은 1835명으로 나타났다. 2014년도 출생률은 1809명으로 26명이 더 늘어났다. 현재 광양시 출산율은 평균 연령 37.3세로 전남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 광양시의 출생률이 1835명으로 시 단위에서는 전남도내 1위, 전국 3위로 집계됐다.

뿐만 아니라 전국 합계출산율을 따져봤을 때 1239명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여전히 임산부 복지 제도에 대한 불만, 출산과 육아의 경제적인 비용 문제 등의 이유로 다자녀 출산은 꺼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행복수도 광양’을 만들기 위한 각종 시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124개 과제를 선정하고 출산·양육·교육 TF팀을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TF팀은 지역주민의 요구를 반영하고 가임기 여성에서부터 임신·출산·보육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난임 부부를 대상으로 한 혜택도 마련됐다. △체외수정과 인공수정 비용을 지원 △신혼부부 간염검사를 비롯한 다양한 검사비용 △임산부 초음파 검사비용 지원과 산후조리비용을 최대 14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신혼부부와 예비부부 주택마련을 위한 전세자금 이자를 세대당 200만원까지 총 100쌍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임산부를 대상으로 모유 수유 실천율 향상과 영유아 건강 증진을 위해 3월부터 매월 1회 ‘임산부 건강교실’을 운영하여 올바른 수유 방법을 지도한다. 또 올해 신규 사업으로 수유 부에게 유축기를 무료로 대여하는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 유축기는 출산 직 후 아기가 젖을 잘 빨지 못하거나, 직장 생활로 모유 보관이 필요한 경우에 보건소를 방문하여 대여를 신청하면 1달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출생·육아 관련 정보, 공유할 수 있는 공간 부족

기자가 ‘임산부 이송예약제’에 대해 묻자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 예비엄마 김현경

‘임산부 이송예약제’는 광양소방서 4개 구급대로 운영하며, 구급차 안에는 분만키트와 산소호흡기 등 출산과 관련된 의료 기구를 비치하고 있다.

김현경(33)씨는 “교대로 근무하는 남편을 두고 있는 예비 엄마들에게는 너무나 좋은 정보인 것 같다”며 “하지만, 저런 안내를 어디서 받아야할지도 모르겠다. 시청 홈페이지에 자주 들어가서 유용한 정보가 있나 찾아보지만 매번 허탕을 쳤다”고 토로했다.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행사는 차고 넘친다. 그 중 육아용품을 물려받거나 소규모 돌잔치 같은 일명 ‘작은 육아’가 각광받고 있다. 한 자녀를 둔 가정이 많아지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일정 기간 밖에 사용할 수 없어 살 수도 없고 안 살 수도 없는 육아용품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합리적 육아문화 확산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부모교육 기회 확대 △정보제공 활동 등을 필요로 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이경희(32)씨는 “육아나 출산과 관련된 정보는 보통 지역 엄마들끼리 소통하는 한 사이트에서 주고 받는다”며 “많은 도움을 받을 때도 있지만, 시에서는 출산이나 육아와 관련해 어떤 지원들이 이뤄지고 있는지 정확한 정보가 필요할 때는 도통 어디서 알아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시청과 보건소 홈페이지를 방문해 봤다. 출산장려금에 대한 정책은 아주 자세히 나와 있었지만, 임산부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건소 홈페이지 또한 보건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만 설명이 되어 있어 예비 엄마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김현경 씨는 “설명이 이해가 안 가서 관계자한테 문의를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돌아오는 소리는 관계자가 없다. 혹은 나중에 다시 전화 달라는 말 뿐이어서 한참 기가 막혀 있었던 기억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전 서구는 관내 음식점에 ‘임산부 우대’ 사업을 체결해서 임산부들에게 요금할인을 실시하고 있다.

식당뿐만 아니라 미용업소, 영화관 등과 협약을 맺어 미용료와 영화료를 할인을 받고 있다. 충청남도 보령시는 시 보건소 주차장에 임산부 전용 주차장 2면을 설치하는 등 여러 지역에서는 임산부 우대 시스템이 마련되고 있다.
임신 6개월차 이정은(30)씨는 육아와 출산 관련 정보에 대해 백지 상태다.

이정은 씨는 “출산장려금 외에는 잘 모르겠다”며 “광양에서 임산부 모임에 참석하려고 여기 저기 물어봐도 한 교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 외에는 들은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맘충’소리 들을까 맘편히 식당 가기도 두려워

▲ 예비엄마 이정은

요즘 엄마들은 ‘맘충’소리를 들을까 겁난다. ‘맘충’은 엄마와 벌레(蟲)를 합성한 단어로 공공장소에서 예의가 없는 아이 엄마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맘충이라는 단어에 힘입어 이곳 저곳 노키즈존 까지 확산되고 있는 사회 모습은 씁쓸하기만 하다.

엄마는 아이가 있으면 커피숍도 가기 힘들다. 아이를 데리고 식당을 가는 일은 언감생심이다. 엄마는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도 억울한데 주위 사람들 시선까지 신경 쓰려니 머리가 아프다.

어쩌다 이렇게 눈치를 보고 살아야 하는지 억울하기만 하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떠들거나 울거나 기저귀에 용변을 볼 경우 등 ‘맘충’으로 불릴 경우의 수는 매우 많다. 엄마들 입장에서는 ‘맘충’에 해당되지 않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경희 씨는 “아이를 데리고 카페를 간 적이 있다. 커피 주문을 한 뒤 자리를 둘러보는데 주위 시선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며 “내 돈 주고 내가 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눈치를 보고 나온 적은 처음이다”고 분노했다. 이 씨는 이어 “카페나 식당에 수유실이나 기저귀를 갈 수 있도록 화장실에 작게라도 공간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현경 씨도 공감했다. 김 씨는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랑 식당을 가려고 하면 이제는 덜컥 겁부터 난다”며 “공간도 공간이지만 엄마와 아이들을 위한 배려라는 시민 의식도 필요한 부분인 것 같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임신부터 출산까지…지속적인 임산부 건강 혜택 강조

많은 여성들이 임신 기간부터 출산 후 4~6주에 급격한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 모성이 가져다주는 책임감 등으로 인해 어떤 형태로든 우울감과 불안감 등을 경험한다. 대부분은 특별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산모뿐만 아니라 아기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경기도 수원시의 경우를 살펴보면 ‘임산부 건강챙기기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수원시 거주 모든 임산부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임산부 우울 예방을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다. 산전에는 보건소를 방문해 혈압·혈당·빈혈 등의 체크 및 임신 고위험군 확인을 할 수 있고, 우울선별 검사 등을 받는다.

▲ 예비엄마 이경희

산후 6개월 이내의 산모 중 신청을 하거나, 산전 검사에서 우울 지수가 높았던 경우에 모자방문 간호사가 직접 가정으로 방문한다. 산후 우울증 검사를 실시한 후, 우울증의 정도에 따라 방문 횟수와 주기를 달리하며 관리하게 된다.

그 중 고위험자는 전문 간호사가 함께 방문해 전문 상담과 우울 치료를 실시한다. 센터에서 지속적인 치료도 연계한다. 또한 수원시는 가정형편상 센터 치료가 어려울 경우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임산부 외래진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비지출이 많은 다태아 임산부 국민행복카드 지원액을 7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인상한다.

조산아와 저체중아의 외래진료비도 출생일로부터 3년까지 본인부담률을 10%만 적용해 조산아가정의 의료비부담도 완화할 예정이다. 조기진통, 분만관련출혈, 중증임신중독증 등 고위험임산부에 대한 지원도 확대된다.

기존에는 비급여 입원진료비 중 50만원 초과액의 90%(300만원 한도)를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50만원 이하도 지원한다. 저소득층가정의 기저귀, 조제분유지원기간도 2배 연장된다. 2015년 출생 영아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내년부터는 아동복지시설·가정위탁 및 부자·조손가정 아동도 혜택대상에 추가된다.

이경희 씨는 “산모가 건강해야 아이 또한 건강한 것은 당연한 순리”라며 “지원을 해 주는 부분도 당연히 고마운 일이지만, 기저귀와 분유를 사면 지원받은 돈도 금방 바닥이 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산모와 아이가 건강하게 만날 수 있도록 시 차원에서 태교 프로그램이나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 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정은 씨는 “첫 출산이라 많이 떨리는데다 정보가 하나도 없어서 많이 불안한 상태”라며 “산후 우울증이 엄청 무서운 거라고 하던데, 산후 우울증 초기 증상이나 치료 방법 혹은 관련 프로그램들이 마련 돼서 임산부들이 심리적으로라도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