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최기자의 ‘광양’ 바로알기 _ 2

최 기자, 스케치북을 들고 박 대표 앞에 서더니,
마치 화가라도 된 양 박 대표의 얼굴을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박대표 : (어리둥절) 지금 뭐하는 거니?

최기자 : 대표님을 그려 드리려고요. (진지)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박대표 : 기왕 그리는 거 그럼 제대로 그려봐라 (한껏 멋진 표정을 지으며)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하는 게 자연스러울까?

최기자 : (스케치북을 박 대표의 얼굴에 들이밀며) 짠! 대표님의 초상화를 완성했습니다.

박대표 : (기대) 벌써? (금세 실망해서) 아무리 봐도 이건 내 얼굴이 아닌 것 같은데, 이건 그냥 동그라미에.... 내 눈에는 아이들이 한 겨울에 쓰는‘ 방울모자’같구나. 차라리 모자를 그렸다고 하면 기꺼이 박수를 쳐주마.

최기자 : 제 그림이 매우 추상적이라 여러 의미를 내포할 수 있는 거라구요. (뻔뻔) 이렇게 보면 대표님 초상화, 요렇게 보면 방울모자.

박대표 : (스케치북에 쓱쓱 무언가를 그린뒤 보여주며) 최기자, 그럼 이것은 무엇 같지?

최기자 : 마름모? 가오리?

박대표: 난‘ 광양시’를 그렸단다.

최기자: 에이~ 이게 어떻게‘ 광양시’라는 말씀이세요. 저보다 더 그림 실력이 형편없으신대요.

박대표 : (컴퓨터 모니터를 보여주며) 자, 이것은 광양시 위성사진이란다. 어떠니, 내가 그린 광양시와 흡사하지? 네가 본 것처럼 전체적인 형태가 마름모꼴이면서도, 자세히 더 살펴보면 앞뒤가 뾰족한 배가 남해를 향해 미끄러져 나가는 듯한 모양새로 생겼단다.

최기자 : 그 말을 듣고 다시 보니깐 정말 배 모양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대표 : 큰 배가 바다로 출항하는 듯한 이런 향토의 생김새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양시의 제철업과 컨테이너항으로서의 입지에 대해 설득력 있는 의미로 해석하곤 하지. 자, 그럼 말이 나온 김에 좀 더 알아보도록 하자. 엄지손가락을 접고 손가락 네 개를 펼쳐서 광양시 지도 위에 백운산 정상을 중심으로 남쪽을 향해 펼쳐보렴.

최기자 : 갑자기 손가락은 왜요?

박대표 : 산줄기들이 백운산 정상에서 남쪽 광양만을 향해 네 개의 손가락을 펼친 모양을 하고 있거든. (첫번째 손가락을 가리키며)‘ 형제봉-갈미봉-계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이어서 하나씩 차례차례 가리키며‘) 도솔봉-읍내 내우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백운산-억불봉-국사봉-구봉화산’, 마지막은‘ 매봉-쫓비산-불암산-국사봉-망덕산’.

최기자 : 우와, 지도위에 네 손가락을 펼쳐놓고 보니깐 이해가 쉬운 것 같아요.

박대표: 이 네 개의 산줄기 사이로‘ 세 개의 물줄기’가 흐르고 있단다. 봉강면을 관통하는‘ 조령천~광양서천’, 옥룡면을 관통하는‘ 동곡천-광양 동천’, 진상면을 관통하는‘ 수어천’과 옥곡면을 빠져나오는‘ 옥곡천’이 바다에 합류하면서 하나의 물줄기를 이루고 있지.

최기자 : 섬진강에 대해서도 짚어주세요.

박대표 : 동쪽 바깥을 돌아 남쪽으로 흐르는 섬진강은 다압면과 진월면을 따라 흐르면서 경상남도 하동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단다.

매우 진지한 표정의 최기자,
또 다시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쓱쓱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최기자 : 이번에는 제가 뭘 그린 건지 맞춰보세요.

박대표 : (골똘히 들여다보며) 또 이번에도 날 그린 거라고 우기진 않겠지? 흠.. 아무리 봐도 이번에도 아까와 별반 다를 것 없는 모자 같구나.

최기자 : 모자라뇨! 이것으로 말씀 드릴 것 같으면... 바로 ‘퇴근을 알리는 종’되겠습니다~ 땡땡~ (다급히 사무실을 나서면서) 종소리에 맞춰, 전 그럼 이만 퇴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대표 : 허허허... 녀석도 참. (최기자의 뒷통수를 향해) 그런데 오늘까지 작성하겠다던 서류는 다 마무리 된 거지?

최기자 : 호호호... 대표님도 참. (도로 앉아 그린 것을 지우개로 쓱쓱 지우며) 어멋!‘ 퇴근을 알리는 종’이 눈앞에서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네요. (또 다시 종을 그리며) 땡땡~ 어디선가 야근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와요.

제 2화 끝 _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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