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를 일으켜 더 나은 발전으로

광양시에는 280여개의 마을이 있으며, 각 마을 마다 고유의 특성과 수려한 자연경관을 갖고 있다. 시민신문은‘ 이장님 막걸리 한 잔 하시죠!’를 기획해 직접 지역 내 마을을 찾아다니며 각 마을의 이장님을 만나 뵙고 생생한 마을의 소식과 각 마을의 보석 같은 숨겨진 이야기, 아쉽게 잊혀져가고있는 이야기, 골목과 토담을 넘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아내며 기록한다. <편집자 주>

막걸리 협찬: 광양주조공사

"봉사를 하기 위해서 ‘여건’의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그 한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마음’이다"
"손을 좀 더 바삐 움직여 손길이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하겠다"

중마 5통 부영2차아파트 정금실통장

중마동 부영2차 아파트는 중마4통, 5통, 6통으로 이뤄졌다. 입지조건이 좋고 교통이 편리하다보니 천 여 세대가 살고 있다. 지어진지 20여 년이 훨씬 지났기 때문에, 시설물들이 일부 낙후되기도 했지만 주민들 간의 정 만큼은 나날이 튼실하게 여물어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점을 중마 5통 정금실 통장(55)은 강조했다.

정 통장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인 부영2차의 경로당을 방문했는데, 작년에도 취재 차 이 곳을 들른적이 있어 반가운 마음이 컸다. 관리동 2층에 위치한 경로당은 당시 계단이 불편하고 위험해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안전사고를 겪곤 했다. 관리동 앞에 도착하자 기존의 위험했던 계단 대신 외부에 새롭게 신설된 계단을 볼 수 있었다.

정 통장은“ 계단을 개ㆍ보수하거나 신설하기보다 어르신들의 바람처럼 경로당을 1층으로 옮길 수 없을지 고심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외부계단 신설로 마무리 됐다”며“ 기존보다는 안전하게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어르신들이 좋아하지만, 아직도 불편한 점이 몇 가지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선방안을 모색해 시에 건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로당에 들어서자, 어르신들에게‘ 모범입주민’으로 통하는‘ 백성호 시의원’,‘ 윤필중 관리소장’까지 함께 모여 반갑게 맞아줬다. 부영 2차 아파트는 현재 따로 입주민대표자회나 부녀회 등이 조직되지 않아 아파트 자치행사 등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필중 관리소장은 “다른 아파트의 통장님들이 하시는 일에 비해 더 많은 일들을 맡을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지만,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끌어 나가는 스타일”이라며“ 정 통장의 다양한 역할이 아파트를 가족 같은 분위기로 엮어 나갈 수 있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통장은“ 아파트 내 자치조직이 미비하지만 맏언니 같은 4통 통장님과 배려 많은 6통 통장까지 세 명이 뭉쳐 함께 추진해 나가기 때문에 어려움은 있지만 힘든 점은 없는 것 같다”며“ 도리어 통장이라는 직책을 맡음으로써 마을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있어 즐겁다”고 전했다.

올해로 통장직 6년차, 정 통장은 중마동에서 스포츠 의류 매장을 운영하면서 바쁜 와중에도 매 달‘ 민간사회 안전망; 빵 봉사’에 참여해 직접 만든 빵을 독거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런 정 통장을 두고“ 봉사도 봉사지만, 경로당에도 자주 들러 노인들 안부도 묻고, 친자식이 부모 챙기듯 전화도 자주 하고 간식도 챙겨주고. 참 말로 다못 할 만큼 고마운 사람”이라며“ 항상 미소로 사람들을 대하고 말 한마디라도 따스하게 하니 우리 모두가 정 통장에게 친근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봉사를 하기 위해서‘ 여건’의 한계는 있을 수 있지만, 그 한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마음’이다”라는 정 통장은,“ 남은 일 년의 임기동안 자신의 손을 좀 더 바삐 움직여 손길이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도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췄으며, 특히 경로당 어르신들의 목소리에 앞으로도 귀 기울일 것을 약속했다. 또“ 예전에는 장애인 주차 칸에 차를 대는 주민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에 건의해 장애인주차장푯말을 세우고 난 다음부터는 장애인차량 이외에는 아무도 그곳에 차를 대지 않는다”며“ 내가 해야 할 일은‘ 작은 변화를 일으켜 더 나은 발전을 이루는 것’이라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내게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막걸리 잔을 채운 정 통장은“ 새로 아파트들 지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아파트를 떠나기도 했다. 당연히 더 좋은 시설을 찾아가기 마련이라고 생각하지만, 통장으로서 주민들과 함께 더 나은 주거환경을 가꿔 해를 거듭 할수록 살기 좋은 아파트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주민들에게 건배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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