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 최기자의 광양 바로 알기

최 기자, 책상에 엎드려 코까지 골며 곤히 잠들어 있다.
사무실로 들어오는 박 대표.

최기자: (잠꼬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박대표: (흔들어 깨우며) 최 기자! 최 기자! 괜찮니?

최기자: (화들짝 놀라 입가에 흘린 침을 닦는다. 이내 천연덕스럽게) 오셨습니까. (열심히 일하는 척하며) 혹시 오해 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는데요. 잔 게 아니라 잠시 생각 중이었습니다.

박대표: 그래, 잘 알고 있단다. 살려달라고 잠꼬대까지 하면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널 내가 살렸지.

최기자: (흠칫) 잠꼬대요? (포기) 실은 어마어마한 꿈을 꾸고 있던 중이었어요.

박대표: 무슨 꿈이었는데?

최기자: 안개가 자욱한 산을 오르고 또 올랐어요. 힘들어서 잠시 쉬었는데요. 처음 보는 신기한 식물들이 여기저기에 있는 거예요. 너무 신기해서 몇 개를 꺾었거든요.

박대표: 그랬는데?

최기자: 갑자기 엄청 큰 여우랑 돼지랑 봉황이 나타나서 절 공격했어요. 그래서 막 도망치던 중이었어요.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대표: (최기자의 모니터를 흘낏 보며) 백운산에 대해 알아보던 중에 잠이 들었구나.

최기자: 어떻게 아셨어요? 백운산에 대해 공부 중이었습니다.

박대표: 그러니깐 여우랑 돼지랑 봉황이 쫓아왔지. (모니터를 가리키며) 여기 이 구절을 잘 봐라. '백운산은 여우, 돼지, 봉황의 신성한 세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고 예부터 전해 내려오고 있다' 원래 꿈이란 게 그렇지. 잠들기 전에 본 것이나 생각한 것이 형상화될 가능성이 높아. 그래, 백운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들어볼까?

최기자: 백운산은 약 20억 년 전 선캄브리아대에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또한 전라남도에서 지리산 노고단 다음으로 높은 1.222.2m입니다. 서쪽으로는 도솔봉과 형제봉, 동쪽으로는 매봉을 중심으로 남쪽으로는 4개의 손가락을 펼친 모양의 지맥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섬진강 하류를 사이에 두고 지리산과 남북으로 마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박대표: 백운산은 백두산에서 금강산, 태백산, 속리산,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호남정맥’이 마이산, 내장산, 무등산, 제암산, 조계산을 힘차게 달려와 천리여정을 완성하는 곳이란다. 온대에서 한대에 이르기까지 980여종의 식물이 천혜의 기후 속에 분포하고 있단다. 멸종위기의 식물들도 분포하고 있어. 때문에 백운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국가적 지원 아래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원하는 지역민들의 여론이 높아져 가고 있지.

최기자: 찾아보니 백운란, 백운쇠물푸레, 백운기름나무, 나도승마, 털노박덩굴 등 생전 처음 들어보는 희귀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더라구요.

박대표: 식물뿐만이 아니란다. 고슴도치, 두더지, 너구리, 대륙족쥐, 삵 등 다양한 포유류, 꼬리치레도룡뇽, 무당개구리, 산개구리와 같은 양서류, 아무르장지뱀, 유혈목이, 쇠살모사 등 파충류, 다양한 조류 등이 백운산 등지에 서식하고 있어.

최기자: 또 백운산하면 ‘고로쇠나무수액’으로도 유명하죠. 또 고로쇠하면 도선국사. 남쪽 산 기슭에는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운사’가 있죠.

박대표: 그래 이처럼 백운산은 우리 광양민의 생명의 원천이자 생활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단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의무가 있어. 백운산은 그 범위가 방대하므로 우리가 이 짧은 시간에 다 논할 수가 없어.

최기자: 맞아요. 이번 주 주말에 작년에 조성된 백운산 둘레길을 걸으며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박대표: 그것 참 좋은 생각이구나. 아참, 아까 꿈속에 등장한 세 가지의 신성한 동물들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주마. 예로부터 광양에는 백운산의 영험한 기운 덕분에 인물이 많이 난다고 알려져 있어. 최산두 선생은 ‘봉황’의 정기를, 병자호란 직후 몽고국의 왕비가 된 월애부인이 지혜의 동물인 ‘여우’의 정기를 타고 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앞으로 ‘돼지’의 기운을 받아 광양 땅에서 ‘큰 부자’가 날 것이라고는 이야기가 있단다. 근무시간에 쿨쿨 조는 기자에겐 백운산의 영험한 동물들이 꿈에 등장해 괴롭힌다는 전설도 추가해야겠구나.

최기자: 근무시간에 졸긴 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백운산의 영험한 뜻인 것 같아요. 큰 부자라.... 오늘 백운산 꿈을 꿨으니 퇴근길에 로또를 한 장 사야겠어요. ‘돼지’의 기운이여, 솟아라!

박대표: (한숨을 내쉰다)

제 3화 끝_ 다음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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