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_ 이순신대교테마거리을 위한 광양시의 움직임

시민과 관광객 위해‘ 중마동~금호동’을 전문가와 함께 걸으며‘ 소통’
‘선샤인그린루트’,‘ 바이크스테이션’ 등 다채로운 아이디어 도출

광양시는 오는 2019년까지 이순신대교 주변 해변을 활용한 테마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길호대교에서 금호대교 해변에 경관조명을 비롯한 교량분수, 문화광장 등을 조성하기로 밝혔으며 오는 9월 기본 설계용역을 마치면 총 사업비 180억 원을 들여 진행하게 된다.

지난 2일 문동식 부시장과 서문식 경제복지국장, 김문수 관광과장, 정은태 도시과장을 비롯한 관계공무원 10여명과 기본 설계 용역을 맡은 장재규 (주)감성공간그룹 대표, 박훈 (주)아이아크건축 사무소 대표, 조헌영 (주)더 마인 대표가 함께 해당 사업구간을 함께 걸으며 관광자원화를 위한 스토리텔링과 기본설계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현장자문을 구했다.

‘광양항 해양공원~ 길호대교’

광양항 해양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이날의 일정을 시작했다. 2008년에 준공한 면적 2만7828㎡ 광양항 해양공원은 일반부두 옆에 위치해 있으며 이순신 대교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 명량의 촬영장소’로 현재‘ 이순신대교 포토존’과‘ 명량 포토존’ 등이 설치돼 운영 중에 있다. 이날 관계자들은 공원 내부의 시설들을 점검하며 이순신대교의 조망권, 활용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동식 부시장은“ 해양공원이 명소가 되기 위해서는 이순신대교의 조망권만으로는 부족하다.‘ 공연’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열어야 시민들을 비롯한 인근 지역민들이 자주 찾고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문수 관광과장은“ 지속적인 관리를 하지만 나무 데크 등이 일부 파손돼 있는 것을 찾아볼 수 있어 정비가 필요하다”며“ 데크 정비 시 몇 년 뒤를 보고 관리에 용이한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공원 내 추가시설을 위해서는 항만청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에는 뮤직페스티벌‘ 8월의 별헤는 밤’을 개최해 1천 여명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기도 했다.

장재규 (주)감성공간그룹 대표는“ 올해‘ 8월의 별헤는 밤’은 기존 보다 예산이 적게 소요되는 2박3일간의‘ 참여형 페스티벌’이 어떨까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공원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경과 영화 상영 등이 가능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일상화된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양공원에서 도출된 의견들 중에는‘ 바베큐 페스티벌’등의 아이디어와 함께“ 일 년에 한 번의 행사는 아쉬움이 많으므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가족 단위로 공원을 찾아와 돗자리를 펴고 놀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왔다.

박훈 (주)아이아크건축사무소 대표는“ 해양공원이 명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 곳에 오면 놀 거리, 볼 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가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런 공간이 없는 곳은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광양시는 이미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야경을 감상하러 해양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인접한 먹거리타운이나 도심의 상가로 가지 않고 인근 지역으로 넘어가는 현상을 막기 위해, 먹거리타운까지의 동선이 끊기지 않도록 가로수 길 조성 등의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조헌영 (주)더 마인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일본 여행 필수 코스로 사랑받는‘ 오다이바’를 예로 들었다. 조 대표는“ 이순신대교 주변 해변을 걷다보면 일본의‘ 오다이바’가 연상될 정도로 여건과 형태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성 있고 매력 넘치는 환경에‘ 오다이바’에서 얻은 힌트를 적용하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향후 오다이바처럼 광양시의 아이양육하기 좋은 도시의 슬로건에 맞게‘ 레고랜드’ 같은 시설을 갖추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광양시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호텔 락희에서 길호대교 구간을‘ 난코스’라고 칭하며, 연결동선을 어떻게 이어 나갈 것인지 고심했다.

‘길호대교~ 사마도’

이순신대교 건설시 설치한 길호대교 부근에서 시작되는 700미터 길이의 데크를 함께 걸으며‘ 모래체험교실’,‘ 자연생태체험 학습장’으로의 활용, ‘김시습지 재현공간’ 등 인근 해변 활용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했다.

문 부시장은“ 직접 걷다보니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하늘이 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새롭게 무언가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훼손 없이 현재의 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보존의 의미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는 간조 시기라 물이 거의 빠져 넓게 펼쳐진‘ 갯벌’과‘ 파래’,‘ 갈대’등이 장관을 연출해 걷는 내내 관계자들은 감탄을 자아냈다.

장 대표는“ 이 곳은 볼 때 마다 계절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 바다목장을 연상케 할 정도인데 장기적으로 감성적 공간으로 살려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한 길호 대교에서 사마도로 향하는 방면의 인도에 대해“ 도로 쪽에 언덕 형식을 쌓아 도로와 인도 사이를 단절 시킬 시설이나 다른 방법들을 강구해야‘ 걷고 싶은 감성적인 코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마도에서 금호동 사랑아파트 앞까지 길이 300m, 폭 4m의 규모로 조성중인‘ 해상보도교량’에 다다랐다.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해상보도교량’은 121억원을 들여 마동 산 170번지(사마도) 일대에 조성 중인‘ 중마ㆍ금호 해상공원’ 사업의 하나로, 중마동과 금호동 주민 간 교류 활성화와 함께 이순신대교 등과 연계한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높다.

특히, 이날 사마도에 조성된 전망 데크에서 문 부시장은“ 장 대표가 참고자료로 제시한‘ 도시감성공간디자인’이라는 책자에‘ 브룩클린 브릿지’의 배 모양의 전망 데크가 매우 인상 깊었다”며“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경관을 감상하는 명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순신 대교부터 금호대교에 이르는 테마거리 조성의 첫 단계부터 제대로 된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단기적으로 해야 할 일, 장기적으로 해야할 일 등을 명확하게 판단내리는 것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서문식 경제복지국장은“ 길호대교에서 이순신대교로 진입하는 구간에 이정표가 없어 초행길에는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관광지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편한 사항이 없는지 확인하고 해소하는 것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부시장은“ 이순신대교를 들어오는 진입로부터‘ 관광지 이정표’를 적극 활용해 안내에도 만전을 기하자”고 답했다. 또한 이날 조명을 활용한 전반적인 디자인 플랜, 초대형스크린 활용, 바이크스테이션 구축, 선샤인 그린루트 형성 등 향후 기본 실시계획 수립 시 반영을 위한 다채로운 아이디어들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현장을 걷고 나서 그들의‘ 한 마디’

조헌영 대표는“ 전라남도 홈페이지에 연재되고 있는 남도 역사소설‘ 이순신의 7년’을 활용한 서남해안 8개 시ㆍ군 10개 지점에 이순신 호국벨트 구축사업을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다”며“ 광양만은 노량해전의 현장이고, 광양선소 유적지는 섬진강 입구로서‘ 호남의 목구멍’이라 칭한다. 이러한 콘텐츠를 잘 활용해 계획을 수립한다면 이순신 1번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계획을 광양시의 전체 그림을 그리는 마중물 역할로 삼고 획일적인 연결로 너무 욕심내기 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활용해‘ 삶의 에너지적 요소’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부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훈 대표는“ 이순신 해상공원의 경우 공원이라는 범주에만 머무르기 보다는 좋은 요소들을 연결시키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재규 대표는‘ 기부할수록 다리가 길어진다’라는 프로젝트 슬로건을 내세워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건설 중인 네델란드의 다리를 예로 들며,“ 슬로건이 크라우드펀딩으로 이어졌고 하나의 스토리를 담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성공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또“ 광양시의 테마거리 조성 사업도 장기적으로는 봤을 때 스토리를 담아 감성적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동식 부시장은“ 이순신 대교와 광양(sunshine)과는 이름부터가 운명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대를 세계적인 명품으로 만들어 광양의 이름에 되돌려 주는 것이 행정의 몫이라고 여긴다”며“ 관광객들이 쉬었다 가고 젊은이들이 차를 마시고 쉴 수 있도록 문화의 질을 끌어 올리는 것,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게 해야하는데 여기에는 컨텐츠, 스토리텔링, 디자인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한번 만들면 다시 보완하고 고치는데 어려움이 많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함께 걸으면서 눈여겨 보고 대화하는 가운데‘ 일체감’이 들었고 서로‘ 소통’ 할 수 있어 제대로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덧붙였다.

‘최 기자’의 현장 동행 취재후기

광양항 해상공원을 시작으로 걸었다. 또 걷고 또 걸었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아이디어들과 계획, 오고 가는 의견들을 주워 담으면서 그들과 함께 걸었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고 걷기에는 조금 먼 거리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걷다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였다. 걷는 이들은 함께 보았고 공감했다. 어느덧 사마도에 서 있었다. 조헌영 대표가 내게‘ 위대한 멈춤’이라는 책을 소개했다. 멈춤 속에서 얻는 집중은 완벽한 반전을 이루고‘ 전환기’를 이룬다고 했다. 나는 잠시 멈춰서 이순신대교를 바라본다. 취재 중 느꼈던 이들의‘ 집중’을 보며, 철강 산업도시의 이미지를 벗고 문화관광예술을 아우르는‘ 광양시의 전환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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