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표&최기자의 ‘광양’ 바로알기

박대표, 두서없이 꽂아진 책들을 꺼내 살펴보고 책장에 다시 정리해 꽂고 있다. 어떤 책 하나를 발견하더니 한참동안 살펴본다.

박대표 : (큰소리로) 최기자~

최기자 : (뛰어 들어오며) 네, 무슨 일이세요?

박대표 : 저번에 백운산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고 했지? (손에 든 책을 건낸다)

최기자 : (받아 들어 살펴본다) 와~ 감사합니다. 그런데 너무 두껍네요. 어느 세월에 다 읽을까요?

박대표 : 천천히, 차근차근. 모르는 건 물어보고.

최기자 : (책을 펼쳐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백운산은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광양시의 봉강면, 옥룡면, 진상면, 다압면의 4개면과 구례군의 간전면에 속하며 지리적인 위치는 위도상 34°59´00˝~35°12´00˝ 동 경 127°30´00˝~127°44´20˝에 위치한다. 아이쿠! 이런 문자언어는 저와 맞지 않아요. 전 음성언어 체질이에요. 대표님은 다 읽으셨을 테니, 음성언어로 제가 지식을 주소서.

박대표 : 이 책을 준 이유는 백운산을 떼놓고 광양을 이야기 할 수 없기 때문이야. 먼저, 백운산 내에는 주요사찰인‘ 백운사’가 해발 940m에 위치하고 있단다. 백운사는 흰구름 사이로 솟아난‘ 천혜의 기도처’로 손꼽혀 보조국사와 구산스님이 수행했던 상백운암을 비롯해 하백운암을 일컬지. 이 세 암자는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임진왜란 때 전소됐어.

최기자 : 그럼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건 그 이후겠네요?

박대표: 하백운암과 백운암은‘ 눌암스님’에 의해 중건됐고, 상백운암은‘ 구산스님’에 의해 중건됐어. 백운사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는 대웅전 건물에 단청이 없단다. 음.. 그리고 도선국사가 말년에 은거하다가 입적한 곳이기도 하지. 저번에 백운사에서 본‘ 목조 아미타여래상 및 복장유물’ 기억하니?

최기자 : 네, 여기 책을 살펴보니 1643년에 제작됐다고 나와 있네요. 불상 안에는 한지와 쪽염색을 한 비단에 불상의 조성과정 등을 기록한 2종의 발원문‘ 묘법연화경’ 등 복장 유물이 확인돼 조선시대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로 쓰입니다.

박대표: 또 백운산의 지맥인 백계산 아래에는‘ 사적 제407호 옥룡사지’와‘ 천연기념물 제489호 동백림’이 있지. 수령이 백년이 훨씬 넘은 7천여의 동백나무가 숲을 이뤄 12월부터 꽃망울을 맺기 시작해 3월부터 4월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하잖아.

최기자 : 그런데 동백나무를 왜 이렇게 많이 심었을까요?

박대표 :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에 대가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 그가 옥룡사에 머물면서 절터의 기운을 보강하기 위해 심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어. 이번에 한번 다녀오는 것도 좋겠구나.

최기자 : 그런데요, 백운산을 서울대 학술림이 아니라 국유림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잖아요. 백운산이 왜 서울대 학술림이 된거죠?

박대표 : 일제강점기인 19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동경제국대학에서 34년간 연습림으로 관리 운영하던 것이 시작이지. 이후 해방을 맞았고 미군정청으로부터 서울대가 80년간 대부받아 현재까지 서울대 학술림으로 운영관리 되고 있어. 하지만 서울대가 그동안 산림관리 의무를 소홀히 해 왔고, 학술림이었다는 명분을 들어 백운산을 자산으로 취득하려고 하기 때문에 비판받고 있지.

최기자 : 서울대 학술림은 그 면적이 어마어마 하네요. 광양시 전체 면적 458㎢의 18%를 차지하는 80㎢에 달하네요.

박대표 : 그래, 때문에 백운산은 마땅히 국가의 국유림의 귀속돼 관리 돼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야. 서울대 산림대학을 광양으로 캠퍼스 이전하지 않는 이상, 서울대가 백운산에서 학술림을 고집할 이유는 없는 것이지.

최기자 :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서울대가 70년간 백운산 학술림을 관리 운영하면서 연구한 논문은 약55편이네요. 그렇다면 1년에 1편 꼴도 안되는 것인데요. 이 정도 실적이라면 백운산을 법인서울대학교에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 보다는 산림청 산하 국유림으로 관리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제 생각도 같아요.

박대표 : 그래, 연구가 필요할 때마다 허가를 받고 진행해도 충분하고, 산림청으로 귀속되더라도 신청을 통해 학생들은 언제든 연구가 가능해. 이미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산림교육센터’나 전국에 6곳의 산림청 연습림이 있으니 백운산을 광양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 옳지.

최기자 : 주신 책 잘 읽어보고 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질문하겠습니다. (일어서 나서는데)

박대표 : 잠깐! 내가 백운산에 대해 알려줬으니, 저 산처럼 쌓인 책들을 내 책장에 꽂는 일을 너에게 하사하겠다.

최기자 : 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