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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건강하십니까?김광희(광양보건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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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09: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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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희(광양보건대학교 교수)

완연한 봄이다. 우수와 경칩을 지나자마자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만개하여 마을 어귀부터 매향이 가득하다. 그 꽃과 향기에 취하다보면 상춘하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도 가벼워지고 활개가 절로 펴진다. “건강하십니까?” 다시 시작하는 화창한 봄을 맞으면서 우리는 이웃과 이렇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지난 겨우내 유난히 우울하고 답답했던 시간을 보냈던 터라 화사한 봄빛과 더불어 건강을 묻는 봄 인사가 정겹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봄이 되면 산과 들을 찾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부쩍 늘어난다. 모두가 건강을 위해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리라.

건강이란 본디 ‘동작’보다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에 가깝다. 건강은 무엇을 하거나 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 아니라 건강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한 상태에 있느냐 아니냐의 의미를 갖는 개념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우리는 ‘건강하다’는 말을 쓸 수 있을까?

일찍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그 헌장(1948)을 통하여 “건강이란 단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완전한 평안(well-being)의 상태”라고 규정하였다. 즉 건강이란 전인적 개념이다.

육체적인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2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국가 건강검진을 받는다. 2017년 올해는 태어난 해의 숫자가 홀수인 사람들이 건강검진 대상자가 된다. 일반건강검진과 조기 암검사 등의 국가 의료복지제도 덕분에 우리 국민들은 비교적 안정적인 육체적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설령 질병이 발견되더라도 발달된 의술과 국민건강보험의 도움을 얻어 좋은 치료 결과를 얻고 있다.

몸은 100세 수명을 기약하지만 그것만으로 건강하다고 말하기는 아직 부족하다. 정신적으로도 완전한 상태에 있어야 한다. 인간이 독립된 실존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정신적 질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상태에 있을 때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말한다. 그래야만 일상생활을 언제나 독립적이고 자주적으로 처리해갈 수 있고 원만한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공동체 속에서 상호간의 원만한 관계를 조화 있게 유지해 가는 적절한 균형감각을 갖추어야 한다.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 갈등을 지혜롭게 해소하며 대응할 수 있는 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와 인간존중, 타협하는 노력 등이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모습이다.

이쯤에서 다시 묻는다. “당신은 건강하십니까?” 이 물음에 이제는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건강검진표 항목마다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았을지라도 내가 정신적으로 특히 사회적으로도 진정 건강한지를 되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을 4가지 속성으로 짚어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 겸손하여 남에게 사양할 줄 아는 마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줄 아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이 4가지 덕목을 기준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아 미치지 못함이 있다면 자신이 인간의 본성에 결핍이 있다는 것이고, 충족되지 못한 그 마음의 부족 때문에 아직 완전한 건강상태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할 수 있다.

사회 공동체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바르게 알고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 일을 실행하는 자세, 그리고 비록 최선을 다하였을지라도 그 일이 마땅한 목적을 이루지 못하였다면 이를 인정하고 책임을 느낄 줄 아는 마음가짐, 시인하고 사과하고 위로하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마음의 태도가 바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모습일 것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은 그 서문에서 “어진 사람이 마음을 쓰면 그 혜택이 널리 미친다”는 말로 글을 맺고 있다. 건강의 경지가 단순히 질병으로부터 벗어나는 수준을 넘어 사회에 은혜를 베푸는 데까지 나아갈 것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름다운 봄을 맞으면서 광양시민신문의 독자들이 모두 건강하시기를 빈다. 특히 새로운 정치의 시작을 준비하는 모든 리더들이 진정 ‘건강’하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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