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는 태양이 지구를 돌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약500여년전 폴란드의 니콜라우스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태양을 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고, 약400여년전 이탈리아의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다 종교재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경험상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으로 보였고,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그 현상을 이용해 시간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태양이 만드는 그림자를 이용한 해시계는 원시시대부터 사용되어 왔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해시계는 기원전 1500년경 이집트에서 사용되던 것이지만, 아마도 이보다 먼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해시계를 만들어 사용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시계는 밤이나 흐린 날에는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었지만, 상당히 정확해서, 17세기 까지만 해도 기계로 만든 시계보다 정확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인간은 아주 오래 전부터 태양을 이용해 시간을 측정해 왔습니다. 기원전1500년경 이집트에 세워진 오벨리스크라는 커다란 돌기둥도 해시계 역할을 했고, 이집트인들은 밤하늘에 보이는 별자리 12개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밤의 길이를 12등분하고, 이를 연장해 낮의 길이도12등분하여 시간을 세었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하루24시간’의 기원입니다. 즉, 태양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제자리에 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24시간으로 정했던 것입니다. 또, 1시간을 60분, 1분을 60초로 나누는 것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사용한 60진법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는 태양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이24시간(8만6400초)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은 인간이 그렇게 정했기 때문인 거지요. 그렇다면 밤하늘의 별도 태양과 마찬가지로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오는데 태양과 같은 시간이 걸릴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아닙니다. 별이 한 바퀴 도는 시간은 태양이 한 바퀴 도는 시간보다 약간 짧습니다. 별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항성시라 합니다. 그러면 항성시는 왜 태양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보다 짧을까요? 그것은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구는 태양을 하루에 약1도 정도 공전합니다. 365일에 한 바퀴 돌기 때문이지요. 즉, 전날 낮12시 정남쪽에서 보이던 태양이 하루 지난 다음날 낮12시 정남쪽에서다시 보이기 위해서는 지구가 360도에서 1도정도 더 돌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지구는 24시간에 약361도정도 자전합니다.

그런데 밤하늘에 보이는 별은 거의 모두가 태양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지구가 태양을 도는 공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습니다. 어제 밤 본 별을 지구가 정확히 360도 자전하면 같은 위치에서 다시 그 별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이치로 계산하면 별은 약8만6164초마다 지구를 한 바퀴 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태양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24시간 보다 3분56초(236초)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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