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 후 관리 허술해 죽어나가는 꽃잔디, 엄연한 세금 낭비”

市 ‘1천만그루 나무심기’ 공약 달성에 ‘박차’, 올해 280만본 식재

민선 6기 정현복 시장의 공약사항인 ‘1천만그루 나무심기’ 사업이 목표달성에 급급한 나머지 식재 후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어 예산낭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투리땅에 식재하는 꽃잔디가 다년생임에도 불구하고 생육부진으로 일회성 조경에 그치고 있어 양보다는 실속을 챙겨야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현복 시장이 공약사항으로 내건 ‘1천만그루 나무심기’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000만 그루(수목 500, 초화 500)의 나무를 식재한다는 것으로 쾌적한 녹색생태도시를 실현한다는 데 목적이 있다.

광양시는 2016년 12월까지 △수목 90만 그루 △초화 280만 본 등 총 370만 본의 나무를 심어 목표량의 37%를 달성했다.

사업비는 △국비 33억 △도비 3억 △시비 54억 △기타(기업‧단체) 35억 등 총 127억 2300만원이 소요됐다.

산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광양시를 꽃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도시로 조성한다는 취지에는 시민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지만, 실제 식재가 이뤄지는 지역 주민들은 ‘사후관리’가 미비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동백꽃 축제를 대비해 옥룡면에 2만본의 꽃잔디가 식재되고 있다.

현재 옥룡면은 4월 1일 시작하는 옥룡사지 동백축제를 대비해 2만 본의 꽃잔디를 신규 식재하고 있다. 2015년 꽃길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대규모 꽃잔디가 식재된 이후, 또 다시 조성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옥룡면민 A씨는 “민선 6기 출범 이후 읍면동 꽃길 가꾸기 경진대회를 벌일 만큼 대대적으로 계절꽃과 꽃잔디를 심었다. 옥룡도 당시 도로변에 꽃잔디를 심어 장려상을 수상했다”며 “문제는 1년도 안 돼서 꽃잔디가 죽어버렸다는 것이다. 풀을 매지 않아서 잡초가 무성히 자랐고, 그늘에 가린 꽃잔디가 제대로 생육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부터 3년도 채 안 됐건만 또 꽃잔디를 심는다고 포크레인으로 갓길을 모두 파고 있다. 생태도시도 좋지만 그것 역시 시민들 세금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며 “관리를 안 하는데 수천, 수만 본을 심어봤자 뭐하겠나. 이건 일종의 낭비”라고 꼬집었다.

2차선 도로 갓길을 대상으로 꽃잔디를 식재하는 것에 대해서도 ‘위치선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옥룡면민 B씨는 “옥룡 등 면단위는 도로변이 다 전답이라서 농사짓는 사람들이 차 댈 때가 없어 갓길에 대곤 한다. 대형차량들 역시 아스팔트 이탈이 자주 일어나는데, 그 때마다 꽃잔디가 다 밀려 난다”며 “위치 자체가 제대로 생육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꽃잔디 식재 업무를 맡은 공공근로자는 “꽃잔디는 다년생이기 때문에 풀 작업만 잘 해주면 저절로 퍼져서 해마다 꽃 피울 수 있다”며 “지속적인 관리가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1천만그루 나무심기’ 사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시에서는 2017년도 7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편백 △황칠 △느티 △꽃잔디 △철쭉 등 총 280만본(수목 170, 초화 110)의 나무를 심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기존 식재 구역에 더해 빈 구간과 남는 공간들을 채우기 위해 꽃잔디 식재를 추가 실시하고 있다. 천만 그루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많이 심으려 하는 중”이라며 “여름철에는 유관기관‧단체와 협력해 풀 작업을 할 예정이다. 꽃잔디가 해마다 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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