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시설 부족’, ‘부실시공’... 발길 돌리는 방문객 ‘대책 없어’

시민들 “개관은 언제 하는지, 거창했던 예술촌 조성 의지는 어디로”
예술촌 “올해 여러 공모사업 선정 됐지만, 진행 차질 빚을까 걱정”

광양시가 시민과 지역예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진흥시키고 문화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 22억원을 투입해 구)사곡초등학교를 ‘사라실예술촌’으로 조성했지만 개관 일정 등이 불투명한 상태로 많은 시민들의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당초 부지 1만 4409㎡에 지상 1층, 연면적 1286㎡ 규모로 창작실과 전시실, 체험실, 복합문화공간 등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구축으로 ‘광양의 문화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이에 대한 움직임 또한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 지난해 하자보수를 거쳤지만 다시 깨지고 있는 철평석 시공 바닥.

특히, 입주 창작 작가 선정이 완료되는 대로 입주계약을 실시하고 이후 3월쯤 개관 계획을 밝혔으나 개관일정 또한 불투명해 우려와 궁금증만 깊어지고 있다.

또한 지난해 6월 두 차례에 걸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수탁운영자로 조주현 촌장을 선정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방침을 밝혔으나, 광양시는 운영자선정 이후 5개월이 경과한 지난 11월에야 위수탁 계약을 체결해 예술촌 출범시기의 불확실성과 여러 문제점들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개관 미뤄지는 근본적인 이유와 대책

사라실예술촌의 개관 일정이 불투명해 지자 대다수의 시민들은 “광양시에 예술촌이 생긴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대에 부풀었는데, 개촌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다”는 의견을 내비췄다.

한 시민은 “곧 개관한다는 소식을 들었던 터라 주말을 이용해 사라실예술촌에 들렀는데 건물에 페인트와 간판만 달려 있었지 텅 빈 운동장에 예술촌이라는 느낌을 가질만한 무언가가 없어 실망스러워 돌아 나왔다. 폐교된 학교를 리모델링해 예술촌으로 탈바꿈한다고 들었는데 도대체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라실예술촌 입주 작가와 시 관계자들은 지난달 10일 개관을 앞두고 간담회를 가진 바 있는데, 당시 입주작가들은 방문객 및 체험활동 위해 부족한 수도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의견과 상주작가들의 휴식 공간 부족, 홍보미흡 등의 대처 방안 등을 비롯해 외부시설 부족에 대해 토로했다.

▲ 개관 전부터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얼룩이 진 벽면.

이에 광양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우선 개관하고 운영해 가며 점차 보완해 가자”는 의견을 보였으며, 내부와 외부를 직접 돌아본 뒤 작가창작실, 복합문화공간, 체험ㆍ전시관 등의 출입문 잠금장치 문제 등은 “업체 측에 하자보수 요청 후 개선해 줄 것”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여가 지난 22일 직접 사라실 예술촌을 방문했지만 여전히 보완된 점은 없어 보여 아쉬웠다.

조주현 촌장에게 ‘개관시기’에 대해 묻자 “위ㆍ수탁자 계약이 늦어져 올해 공모사업에 지원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6천만 원 상당의 다양한 공모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 진행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식적인 예술촌 개관을 하루라도 서둘러야 프로그램 진행이 수월할 텐데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기에 기본적인 시설들이 부족해 난감하다”고 밝혔다.

광양시 관계자는 “수도시설에 대해서는 현재 예산을 수립했지만, 다른 계획은 명확하지 않아 밝힐 수 없다”며 “또한 사라실예술촌은 위탁을 맡겼기 때문에 개관일정은 예술촌 입주 작가와 촌장이 정해야 할 일”이라는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부족한 시설과 부실시공... 그 실태

‘사라실예술촌’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A씨는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가 넘어지는 아찔한 기억을 떠올리며 “사라실 예술촌의 보행로에는 가로등이 없어 야간에는 이용이 불편하다. 향후에도 직장인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야간에 마련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부터 확충해 달라”고 요구했다.

사라실예술촌 관계자는 “얼마 전 어린이집에서 체험학습을 나왔는데 앉아서 쉴 곳도 마땅치 않고 운동장도 고르지 못해 아이들이 뛰어놀다 다칠까봐 노심초사 했다”며 “체험객이나 시민들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 특히 단체로 방문한 학생들이 그늘에 앉아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을 수 있을만한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고르지 못하고 여기저기 패인 운동장

문제는 부족한 ‘외부시설’ 뿐만이 아니다. 개관을 하기도 전에 건물의 페인트가 균열을 일으키며 벗겨지고 있으며, 지난해 8월 바닥에 시공한 철평석이 균열이 있어 대규모 하자보수 공사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균열이 생겨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철평석이 깔린 바닥의 높낮이가 제각각이고 이미 깨져 조각난 부분에 보행 중 걸려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여 하루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였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보수가 필요한 곳을 하나씩 손 볼 수 없어 업체 측과 일정을 조율해 한꺼번에 처리 하려고 하다 보니 일정이 미뤄진 것”이라고 말했으며, 작년 하자보수를 마쳤음에도 또 다시 깨지고 있는 바닥에 대해서는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고 하자보수 기간이 남았으니 다시 고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이용객들이 찾기도 전에 한 곳에 하자보수를 몇 번을 하느냐. 이런 상황에서 개관했다가는 ‘오던 사람도 쫓는 격’일 뿐”이라며 “22억이나 투자했음에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제 구실을 못하게 할 것이라면 차라리 만들지 말지 답답한 노릇”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사라실예술촌 관계자는 “예산부족 이야기만 할 것이 아니라 큰 예산이 들지 않은 범위 내에서도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적으로 해주면 좋겠다”며 “아무도 쓰지 않고 방치돼 있는 관사 이용을 허락해 달라고 몇 차례 요구했다. 시가 허락만 해준다면 작가들 스스로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고, 이곳을 식사해결 및 휴식공간, 사무실로 활용하고 현재 사무실 공간은 창작실이나 또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사라실예술촌을 조성한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시민들도 많아 홍보의 필요성도 절실했다.

▲ 방치되고 있는 '관사'의 이용을 원하는 사라실예술촌 입주작가들.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요구되고 지적됐던 외부시설 부족을 놓고 광양시는 일관된 ‘예산부족’을 내세웠지만 현재 광양시는 문화예술관광도시로의 발돋움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추가적으로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하나라도 제대로 굴러가게 한 다음에 무언가를 추진해야지 너무 산발적인 계획들만 난무해 결국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고 말 것이고, 이것이 바로 광양시의 현주소”라며 “도립미술관과 관련된 용역에 참석해 보면 ‘사라실예술촌’과의 연계성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쏙 빠진 채 이와 비슷한 색채를 지닌 다른 계획들이 종종 등장해 걱정이 많다. 새로 만들고 조성하기보다 기존에 있는 것과 만들어 진 것에 집중 했으면 좋겠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광양시는 지난 2008년 폐교를 활용한 예술촌 조성으로 지역예술인과 시민, 학생들에게 문화체험 및 학습의 장으로 개방해 열린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전국문화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추진해 2014년부터 구)사곡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조성했지만 개관 전부터 여러 문제를 안고 쉽지 않은 여정을 계속 이어왔다.

향후 광양시가 성공적인 사라실예술촌 개관과 운영을 위해 현존해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시의 행보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