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람 기자의 호루라기

마감 후 퇴근길이었다. 사무실 앞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중이었다. 정지신호(황색 불)인데도 불구하고 내 뒤에 있던 차량은 나를 제치고 내일은 오지 않을 것처럼 질주했다. 아찔했다.

최근에는 주행 중에 사고가 날 뻔한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서로 차량을 보지 못한 탓이었다.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상대편 차량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다. 손가락질은 물론이고 다짜고짜 욕을 해댔다. 하나하나 다 따지고 싶었지만, 대화가 통할 리 만무해 관뒀다.

광양은 운전 매너가 정말 꽝이다. 교통안전공단의 지자체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광양시 시민 교통문화지수 점수는 84.36점(100점 만점), 운전행태는 36.24점(45점 만점), 보행행태는 12.50점(15점 만점), 교통안전은 35.61점(40점 만점)으로 조사됐다.

그룹 내 순위는 50위 중 13위로 나타났다. 광양시민들의 교통매너에 대해서는 관계 공직자들조차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양 운전자들이 범하고 있는 운전 비매너 행동은 운전면허 취득할 때 배우는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다.

방향지시등으로 신호를 주지 않고 급차선 변경해 갑자기 끼어드는 경우, 상향전조등을 마구 깜빡이며 달리는 앞 차량에 바짝 붙이는 경우, 서행하는 차량 뒤에서 심하게 경적을 울리는 경우, 앞 차량이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무심코 차창 밖으로 던져 뒤 차량운전을 방해한 경우, 양보해줘도 고맙다는 인사 표현 없이 가버리는 경우, 휴대폰 통화하면서 1차선으로 유유히 운행하는 경우, 사정상 차선변경을 해야 하는데 끼어들지 못하게 끝까지 방해하는 경우 등이다.

가장 기본적인 안전을 지키지 않아 일어난 크고 작은 사고도 상당히 많다.
운전자 의식 수준부터 바뀌어야 한다. 2010년 이명박 정부에서 운전면허 취득 간소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안전교육 시간이 기존 3시간에서 1시간으로 축소됐다.

교육 과정도 전문 강사들의 강의에서 준법 운전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비디오 자료 시청으로 바뀌었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지난해 말 우리나라 자동차 등록 대수는 2천만대를 돌파했다고 한다.

운전자 의식은 끝도 없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팔리는 자동차 수는 쑥쑥 늘고 있다. 운전자 의식 확립을 자동차 팔려나가는 것만큼 신경써야하지 않을까.

법적 처벌 강화뿐 아니라 운전면허 취득 단계부터 강화해야한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운전면허 취득 과정을 연습면허→임시면허→본면허의 단계별로 세분화해 진행한다.

무조건 어렵게 하자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올바른 운전 습관과 안전 의식을 체계적으로 인식시킬 수 있는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결론은 주행 중에도 배려와 양보를 통해 서로 고마움을 느낄 수 있는 많은 날들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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