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 광양서울병원 2내과 과장

김우종 광양서울병원 2내과 과장

따뜻한 봄이 되면서 예쁜 봄꽃과 더불어 반갑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연말 유행했던 A형 독감에 이어서 이번에는 B형 독감입니다. 신학기를 맞아 주로 학교를 중심으로 독감이 유행하면서 많은 학생들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너무나 익숙한 질병인 독감에 대하여 말씀을 드릴까합니다.

감기, 인플루엔자, 독감은 어떻게 다를까요. 인플루엔자 = 독감으로 볼 수 있지만 감기는 다른 질병입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하지만 감기는 리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가 원인입니다. 독감 예방접종은 맞았는데 감기는 걸리는 이유를 아시겠지요. 예방접종으로 방어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른 예방접종은 한번이나 3번 정도면 평생 면역이 되는데 왜 독감은 매년 접종을 맞아야 할까요. 사람에게 면역력이 없는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가 나타나게 되면 유행을 일으키게 되는데 독감 바이러스는 매년 변하므로 전에 맞았던 예방접종이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독감 예방접종을 맞았는 데 왜 독감에 걸렸는지 속상해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사람별로 독감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인데 건강한 성인은 80%, 어르신들은 40%정도 됩니다. 예방효과가 어르신들에게는 낮지만 그래도 접종해야 하는 이유는 어르신들이 독감에 감염되면 폐렴이나 심장/폐기능의 악화로 이어져 위험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독감 예방접종만으로도 어르신들의 입원치료 및 사망율을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작년말에 독감에 걸렸는데 최근 또 독감에 걸려 고생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A, B, C 세 가지 형이 있는데, A형 2종(H1N1, H3N2)과 B형 2종(야마가타, 빅토리아)이 사람에게 주로 유행합니다. 그래서 독감 예방접종으로 A형 2종과 B형 1종 항원을 막는 3가 백신이 국내에서 흔히 접종되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3가 독감 백신이 방어하지 못하는 B형 바이러스가 자주 나타나면서 예방효과를 넓히기 위해 B형 바이러스 1종 백신을 더한 것이 4가 백신입니다.

목 아프고, 콧물, 기침등이 보통 감기의 증상이라면 독감은 고열이 나고, 근육통, 두통 등의 전신적인 증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독감에서 급성 증상은 5일안에 호전되지만 기침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폐결핵을 의심하게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감의 유행기간과 환자분의 증상으로 대략 독감을 진단할 수 있지만 약제 처방을 위해서 의심되는 분들에게 검사를 시행합니다. 콧구멍을 통하여 스틱을 넣는 신속항원검사는 잠깐 아프지만 간편하고 15분내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검사의 정확도는 대략 70%이므로 검사가 음성이라도 반드시 독감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며 확진을 위하여 유전자 검사처럼 특수검사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독감이 의심되지만 검사결과는 음성으로 나오는 경우 저는 환자분께 다음 외래 방문시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독감검사를 반복하시도록 권유드립니다.

독감 치료제로 흔한 것이 타미독감(오셀타미비르)이고 리렌자(자나미비어)등도 쓸 수 있습니다. 독감은 세균이 아니므로 항생제는 필요하지 않지만 환자분에게 2차적으로 세균성 폐렴이 생겼다면 항생제가 필요합니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매년 예방접종을 받는 것입니다. 특히 어르신이나, 영유아, 임신부 및 심부전같은 만성환자에게 독감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손을 자주 씻고 독감 유행기에 사람이 많이 모인 곳을 피하고 상대방에게 기침예절을 지키는 것도 좋은 예방법입니다. 그럼에도 독감이 의심되는 증상(발열, 근육통)이 있으면 곧바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번 B형 독감은 앞으로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행기가 지날 때까지 모든 독자분들이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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