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거수는 한 그루의 나무이기 이전에 그 마을의 상징물이자 그 마을만의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에 광양시민신문은’ 시간을 간직한 노거수를 찾아서’를 통해 현재 보호수로 지정 관리 되고 있는 노거수를 연중 기획·취재해 시민들로 하여금 관심과 보호의식을 갖게 하고, 그에 담긴 의미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광양읍 죽림리 쌍두마을에는 마을의 당산나무인 470여년된 느티나무 한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지정번호 15-5-1-17’인 이 나무는 세월만큼이나 그 규모가 컸다. 주택들이 밀집한 부근의 틈 사이에 위치하고 있지만 큰 탈 한 번 없이 성장하고 있다.

이는 마을 주민들의 나무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자양분이 돼 주기 때문일 것이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통해 한 해 벼 농사를 가늠한다고 했다. 나무의 잎이 피어나는 모습을 통해 가뭄의 여부와 모 심는 시기를 정한다.

나무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쌍백 회관에서 만난 주민 한 사람은 “나뭇잎이 동시에 피는 해에는 가뭄이 없고 여러 차례에 걸쳐 잎이 나면 그 해는 가뭄이 들게 된다”며 “올해에는 새 잎이 동시에 나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잎이 나무의 가운데 부근부터 피어나면 가운데 위치한 논부터 모를 심고, 잎이 가장자리부터 나면 길가에 위치한 논부터 모내기를 한다”며 “과학이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보다 컴퓨터보다 더 정확한게 바로 저 나무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이 당산나무는 옛날 마로산성의 무기창고를 관리하던 신 씨에 의해 심어진 것이라고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쌍두마을에는 재미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이 마을에 살던 부자가 스님이 시주하러 왔는데 기둥에 묶어두고 모욕을 줬고 이 소문을 들은 도사가 찾아와 그 부자에게 거짓으로 풍수를 알려 모를 이장하게 했다. 그 부자는 그 말을 듣고 묘를 이장했고 집안이 망했다”며 “정말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착하게 살아야 하고 나눌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후세에 전하기 위함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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