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정은영 광양시민신문 독자위원장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1조’라는 노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대한민국에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온 가족이 광장에 나가서 불렀던 노래다. 어쩌면 여느 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가족 모두가 가장 잘 알고 많이 함께 부른 노래가 아닐까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를 잊지나 않을까 싶어 시민들로 하여금 수시로 광장에 나아가 노래를 부르게 하는 사회, 대한민국은 배려 깊은? 민주공화국이다. 또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잊을만하면 시민에게 깨우쳐주는 사회, 친절한? 대한민국이다.

이게 나라냐 이게 나라냐 근혜 순실 명박도둑 간신의 소굴 범죄자천국 서민은 지옥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

2014년 4월16일 일곱 시간동안 너는 무얼 했더냐. 무참히 죽어간 우리아이들 그 원한을 풀어 주리라

새누리당아 조선일보야 너희도 추악한 공범이 아니더냐. 쇼 하지마라 속지 않는다 너희들도 해체해주마

우주의 기운 무당의 주술 다까끼 마사오까지 불러내어도 이젠 끝났다 돌이킬 수 없다 좋은말할 때 물러나거라.

(후렴구)하야하야하야 하야하여라 박근혜는 당장 하야하여라

하옥하옥하옥 하옥시켜라 박근혜를 하옥시켜라

‘이게 나라냐 ㅅㅂ’이라는 노래다. 작년 10월 이후,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은 또 다시 광장에 나아가 ‘이게 나라냐’라고 외쳤다. 그리고 박근혜 탄핵과 구속을 노래 불렀다. 여느 가족으로 다가가 보면 큰아이는 그 사이 성년이 되었으며 아이들과 열띤 토론을 하고 자율적 판단에 의해 광장에 나가며, 이제 광장은 시민에게 토론이 장이 되며 그 자체로 다양한 문화를 생산하고 체험하는 삶의 필수적 공간이 되었다. 그 사이 박근혜는 탄핵 되었고, 구속되었다. 그리고 광장의 시민들은 이제 적폐청산을 외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노래다. 광장에서 또 진도 팽목항을 향해 걸으며 시민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라고 수없이 수천수만 번을 눈물을 훔치며 분노를 곱씹으며 노래 불렀다.

며칠 있으면 세월호 침몰 3주년이다. 빠르면 이번 주, 진실이 뭍으로 인양된다. 아니 이제부터 시작이다. 정의로운 사회로 가는 단초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하나의 진실까지 모두 끌어 올리는 것이다. 끝끝내 참이 이기는 것이다.

새야새야 울지 마라 녹두밭에 앉지 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1895년부터 현재까지 120년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동학농민전쟁의 구전민요로 전해지는 ‘새야새야’라는 노래다. KBS ‘불후의 명곡 – 설특집’에서 선우가 불렀고,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신영옥, 임형주, 조수미, 말로 등 수많은 가수들이 ‘파랑새’라는 제목으로 이 시간에도 부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광장은 오랜 시간 히틀러의 광장처럼 독재자의 손아래 있었다. 그러나 1960년 4.19혁명의 광장에서, 1980년 5.18 그리고 1987년 6.10 민주항쟁의 광장에서, 2017년 광화문광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은 광장을 점령했다. 광장에는 사람들이 있었고 노래가 울려 퍼졌으며, 외침은 모두에게 오래토록 기억 될 것이다. 이후로도 역사의 물줄기를 시민의 의지대로 방향지어 갈 것이다.

시민의 의지를 나타낼 수 있는, 누구나 쉽게 나아갈 수 있는, 우리 주변의 광장은 어디인가? 혹시 당신은 그러한 광장을 가지고 있는가? 광장은 그 자체로 문화다. 문화융성이 화두인 우리지역 광양에도 언제나 모여 노래 부르며 즐길 수 있는 시민에 의한 시민들의 시민광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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