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삶의‘ 활력’이자‘ 기쁨

금호 1통(동백ⓐ) 박정미통장

봄을 알리는 꽃이라 하면 우리는 대게 매화나 벚꽃을 떠올린다. 이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동백. 꽃이 만개하고 나면,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을 안고 바닥을 적신다. 동백은 그 어느 꽃보다 강인한 정신을 품고 있다.

금호동에는 유달리 꽃 이름을 딴 아파트들이 많다. 백합, 장미, 매화,목련, 동백까지. 금호 1통인 동백 아파트 390여세대와 행정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박정미 통장(53).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는‘ 동백’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연의 일치처럼.

박 통장에 따르면, 동백 아파트는 현재 900여명의 주민이 입주해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주거환경 때문인지 다양한 연령층이 선호하는 아파트다. 또한 인근에 학교와 다양한 시설들에 접근성 또한 뛰어나 젊은 세대의 비율도 높은 편이다.

현재 금호동 통장협의회 부회장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동료 통장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웠다. 인터뷰를 위해 금호 어버이집을 방문했을 당시, 동료 통장들이 직접 나와 함께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음식준비를 돕고 박 통장을 챙기는 모습에서 끈끈한 정을 느꼈다.박 통장은“ 금호동 통장들은 단합이 잘 된다. 자신이 맡은 구역이 따로 있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금호동을 하나의 마을로 보고 협력 관계를 구축해 일을 도맡아 하는 편이다”며“ 그렇다 보니 서로 친 자매나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이렇게 무슨 일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서로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연히 금호어버이집에 어르신들을 살피러 방문한 양준석 금호동장과 주민센터관계자들도 함께 앉아 막걸리를 앞에 두고 주민들과 어울려 담소를 나눴다.

어르신들은 어버이집 앞마당에 설치된 운동기구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금호동은 여러 통장들이 돌아가면서 어르신들 챙기고, 거의 매일이다시피 동장님이 찾아와 주니 부족한 것도 더 필요한 것도 없이 정말 지내기 좋다”며 기뻐했다.

양 동장은“ 금호동 통장님들은 누구하나 나무랄 것 없이 모두들 열정을 갖고 일을 하니 동장으로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며“ 그 중에서도 금호 1통 박정미 통장은 주위 어르신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고 안부를 살피고 동정이나 마을일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어 금호동 발전에 촉진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호 금호어버이집 회장은“ 매년 분기마다 금호통장협의회에서 어르신들을 위한 행사를 마련해 주는데 노인들에게는 이런 배려와 관심이 삶의 활력이고 즐거움” 이라며“ 협의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솔선수범 하고 개인적으로 봉사활동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소외계층 어르신들에게 ‘염색’과‘ 파마’ 봉사를 5년째 이어오고 있는 박통장은 몇 년 전‘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박 통장은“ 봉사지만 전문지식을 쌓고 자격증을 취득하면 어르신들을 더 예쁘게 가꿔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욕심이 생겨 광양읍 여성문화센터에서 미용반을 수강해 자격증을 취득했다”며“ 함께 센터에서 미용반을 수강한 이들과 봉사단을 꾸려서 연중 봉사를 이어가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다들 봉사할 생각만 했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봉사단 명칭 하나 짓지 못하고 활동했다” 며“ 이참에 미용 봉사자들과 이야기해서 이름을 하나 멋지게 지어야겠다. 그럼 왠지 파마 컬이 더 예쁘게 나오고 머리 색도 더 곱게 나오지 않을까”하고 말하자, 주변에 웃음이 번졌다.

그는 이뿐 아니라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심봉사, 청소, 행사도우미 등의 봉사를 펼쳐왔으며, 교통봉사, 나눔의 집 식사 봉사 등 다양한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자 란 이유일까? 그의 딸 역시 남의 아픔에 공감하고 돕는 따뜻한 심성을 갖춰 현재‘ 언어치료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 통장은“ 사람 만나는 걸 참 좋아하고 사람을 돕는 일을 더 좋아한다. 내게 봉사는 사람도 만나고 도움도 줄 수 있는 일이라 삶의 활력”이라며“ 고향인 대구에서 광양에 온지 20여년이 지났는데 봉사하면서 만난 인연들과 고향의 친구들보다 더 돈독하게 지내니 이제는 이곳이 고향보다 더 친근한 곳이 됐다” 고 말했다.

그는 막걸리 잔을 채우고“ 주민을 위해, 금호동을 위해, 광양시를 위해 봉사하는 삶을 이어가겠다”며 건배를 청했다. 동백꽃이 만개한 봄날,기분 좋게 잔을 비운 모두가 그를 향해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