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가 회장 운영과 문화행사 대행 사업자 입찰을 지난 4일 공고했다.
정원박람회의 효율적인 운영과 문화행사 전반을 담당할 대행사 선정에 들어간 것이다.
순천시는 내년 4월 20일부터 10월 20일까지 6개월간 열리는 정원박람회에 20개국 468만 명(내국인 446만 명, 외국인 22만 명)의 관람객을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조직위는 관람객ㆍ참가자ㆍ운영자 모두가 만족하는 관람환경 조성과 정원박람회 가치실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연출을 통해 관람객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문화엑스포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순천시가 추진하는 국제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길 바라는 것은 이웃으로서 가져야 할 당연한 미덕이다.
그러나 강 건너 불구경하듯 맘 편한 광양시여선 안 되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지난해 광양시가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와 이순신대교 개통에 맞춰 인근도시의 국제행사 시너지를 흡수하면서 시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 ‘2012광양 월드아트서커스페스티벌’이다. 하지만 실제 개최된 서커스는 정책결정의 잘잘못을 뒤로 하더라도 여수 엑스포 관람객을 흡수하겠다던 당초 전략이 먹혀들지 않았다.

여수엑스포를 관람하는데 하루가 꼬박 걸리는 상황이 연출되며 광양서커스까지 하루에 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결과적으로 계산 착오였던 것이다.
이는 행사 주최 측의 능력 문제도 있었겠지만 또 다른 문제로 시간의 촉박함을 지적코자 한다. 짧은 시간 급조된 행사의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바람이다.

여수엑스포에 이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7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광양시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관련부서의 내년도 업무보고를 아무리 찾아봐도 정원박람회에 대비하는 내용은 찾을 길이 없다. 공직 내부에서도 정원박람회 준비는 ‘준비를 하긴 해야 하는데’라는 한 두 사람의 고민 일뿐, 조직적 논의는 이뤄지질 않고 있다.

광양시는 서커스의 잘못을 또다시 반복하려 하는가.
정원박람회는 우리에게 주어지는 또 한 번의 기회다.
이를 잘 살려 성과를 얻고 서커스의 잘못을 만회하던, 반복된 계산착오로 좌절하던, 그것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는 지금이라도 순천정원박람회를 찾는 관광객을 유인함으로써 시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방안 강구에 나서야 한다.

그렇다고 또 다시 무슨 큰 행사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보여 주며 관광객을 끌어들일 것인지, 어떻게 하면 광양에서 밥 한 그릇이라도 더 먹을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묘안을 찾자.

이미 잘 알려진 광양숯불구이와 새로 조성된 이순신대교 먹거리타운으로의 관광객 유인은 우선 시도해야할 과제다. 주차장 확보와 인센티브제 활용으로 관광버스 유도방안을 마련하고 지역의 관광코스 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더 이상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미리 준비해야한다.
서커스처럼 이웃 시에서 큰 행사를 하니 우리도 뭔가를 해보자는 식이 아니라 내실을 기하는 것이 우선이다. 광양시의 분발을 촉구한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