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를 잡은 지 올해로 8년째다.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던 시절에 가장 많은 들었던 소리는 “초보 운전일 때가 사고 날 확률이 가장 낮아”였다. 그때는 그 말에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초보운전 시절, 사이드미러로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가 불안했다. 뒤에서 상향등을 켜고 달려오는 택시가 두려웠다. 그 조명이 ‘빨리 안 가?’ 라고 독촉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초보 운전은 사고가 잘 나지 않는다는 믿음 때문인지 나는 ‘무사고’로 초보운전을 졸업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운전대를 잡기 전에 속으로 기도를 한다. 오늘도 도로 위에서 만나는 모든 운전자들이 아무 일이 없기를. 운전은 나부터 안전하게 해야 하는 게 맞지만, 사고는 나만 안전하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휴일이 많은 5월 첫 주부터 여기 저기 사고의 흔적이 보였다. 근처 카페에 있다가 우연히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피해자는 차에서 내려 차문을 쾅 닫았다. 가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해대며 소리를 질렀다. 곧이어 보험회사가 왔다. 하지만 피해자의 흥분은 가라앉혀지지 않는지 계속해서 목소리만 높일 뿐이었다.

교통안전공단의 지자체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광양 시민 교통문화지수 점수는 84.36점(100점 만점), 운전행태는 36.24점(45점 만점), 보행행태는 12.50점(15점 만점), 교통안전은 35.61점(40점 만점)으로 조사됐다. 2016년 기준 교통사고는 106건이었다.

음주운전 적발건수도 높다. 광양경찰에 따르면 2016년 음주운전 적발건수는 총 794건으로, 이중 무면허‧음주운전도 53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2017년 4월 3일자, 광양시는 ‘음주운전 도시’ 참고>

교통사고는 개인이 당하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우연이 아니다. 사회적 현상이다. 따라서 교통사고를 정말 줄이고자한다면 사고 원인을 잘 파악해야한다. 그리고 대처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도로를 정비하고 교통의 흐름이 원활하도록 교통 체계도 잘 갖추어야 한다.

시에서는 교통사고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광양읍 덕례리 등 주요 간선도로를 포함한 13개소, 5727㎡를 대상으로 차선과 노면표시, 횡단보도 등 교통안전에 필요한 노후차선 도색공사를 이번 달까지 실시한다.

중마동 컨테이너부두사거리와 금호교차로에 과속과 신호위반 단속이 동시에 가능한 다기능 CCTV를 설치해준다고 한다. 사업비도 아낌없이 쓴다. 이번 사업은 도비 7500만원을 포함 총 사업비 1억5천만 원을 투입해 8월말까지 컨테이너부두사거리에 1대, 금호교차로에 2대 등 총 3대의 CCTV를 설치한다. 운전자들의 질서와 안전 의식과 더불어 이러한 노력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광양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